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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대거 탈락, 시내 인문계 고교 ‘멘붕’
  • 탁이석
  • 등록 2015-10-21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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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고 92명 지원 5명, B고 60여명 지원 8명, C고 50여명 지원 6명 합격
일선 교사들 “입학전형 설계가 잘 못 됐다” 면접폐지가 원인
원광대 “경쟁률 상승에 따른 자연적인 성적상승이 원인”

 

원광대학교 수시모집 결과 익산지역 인문계고등학교 합격률이 예년에 비해 많게는 10분의 1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입시가 진행 중이라 예단하기 이르지만 상황이 이러자 익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는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원광대 측은 경쟁률 상승에 따른 자연적인 성적상승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원광대 일반전형 합격자 발표가 나고 익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들과 학생들은 전년보다 현저히 낮은 합격률 결과를 ‘멘붕’이라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A고의 경우 원광대에 92명이 지원했으나 합격자는 5명에 불과했다. 전년 50~60명 합격자를 배출한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 것이다. B고도 60여 명이 지원했으나 8명 합격에 그쳤고, C고

역시 50여명이 지원하여 6명만이 합격 했다. D고는 139명이 지원해 16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선 인문계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원광대의 입시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면접이 폐지되면서 인문계 고교와 특성화고(실업계고) 간의 성적차이를 보완할 장치가 없어져, 내신에서 유리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상대적으로 인문계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이다.

 

최근 SNS에 한 고교생이 올린 글이 익산지역 고교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15일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은 원광대 경찰행정학과에 지원한 학생으로 “일반고에서 내신 1.8대 받고 예비 21번이야. 실업계고 간 얘는 예비 1번인데… 아 진짜 화난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올린 학생의 요지는 인문계와 실업계 간의 학교 내신을 동등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은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는 장치가 면접이었다고 말한다. 실업계와 인문계의 등급이 같을지라도 면접 점수에 차이를 두어 인문계 출신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했는데, 면접이 폐지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6학년 원광대 일반전형에 2065명 모집에 5.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2015학년 3.28대 1의 경쟁률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이다.

 

원광대 정헌용 입학관리처장은 “특성화고 합격생이 지난 해(150명)에 비해 올해 100명 정도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보다는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성적이 상승한 것이 익산지역 인문계 고등학생 합격자가 줄어들은 원인이다”며 “익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가 경쟁률이 비교적 낮았던 예년 기준에 맞춰 입시전략을 짜다보니 이런 현상이 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 처장은 이와 함께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중복 지원자가 빠져 나가면 익산지역 인문계 생들의 합격자는 어느 정도 회복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선고교 인문계 고교의 불만이 속출하자 원광대 입학관리처는 지난 19일 익산지역 인문계 고교를 순회하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입시담담 교사들은 “원광대가 주장하는 경쟁률 상승에 따른 성적 상승이 원인이라면 구체적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처장은 “구체적인 데이터는 지금 입시가 진행 중이라 공개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각 학교를 방문하겠다”고 말하며, 성적 공개에는 난색을 표했다.

 

익산지역 인문계 고교생들의 원광대 대거 탈락은 올해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대학입시는 3년 예고제가 시행되면서 일단 예고를 하게 되면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원광대는 지난 해 예고를 통해 입시제도는 오는 2017년 까지 유효하다. 이에 따라 익산지역 인문계고 진학담당 교사들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협의를 할 예정이다.

 

일선 한 입시담당 교사는 “내년 입시에는 원광대 지원자가 확연히 줄 것으로 보인다. 입시담당 교사들 역시 원광대 기피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3년 예고제가 있는 한 원광대의 입시정책은 유지할 수밖에 없어 답답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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