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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국제마음훈련원 막았다”가 치적일까?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8-05-30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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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용 시의원 후보 ‘성신용 장로’ 칭하며 문자메시지 홍보 논란

“특정종교 기대 당선 노리며 익산 발전 저해하는 것은 적폐”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무산이 자신의 공이라며 치적(?)을 내세우는 기이한 선거홍보 문자 메시지가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한 인사는 성신용(6,7대 의원) 시의원 후보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며 비판의 글을 올렸다.


페북에 소개된 성신용 후보의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기초 바선거구(영등2, 삼성동)에 출마한 성신용 후보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성신용 장로’라고 칭하며 “8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노인복지, 교육복지, 장애인 복지에 관한 시설 확충에 힘썼으며, 특히 원불교 마음수련원을 익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라고 치적을 홍보했다. 


이와 함께 “제가 3선 의원이 되어서 이러한 현안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십시오”라고 지지를 호소하며, 마지막에 “선대위원장 000 장로, 시의원 후보 성신용 장로 올림”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자 메시지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도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원불교가 추진했던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을 막아낸 것을 종교 간 색깔로 몰아 교인들의 표를 결집시켜 보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한 대목이다.


이 문자 메시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한 인사는 “오로지 자신의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하여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는 사람을 어찌 시민의 대변자라고 할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분열과 편 가르기의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하는 수준 이하의 시의원, 도의원 후보자는 반드시 심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불교가 추진했던 익산 국제마음훈련원 사업은 국회를 통과한 국비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전체 252억원 규모이며, 전체 사업비는 국비(126억) 50%, 원불교 자비(63억) 25%, 도비(31억5천) 12.5%, 익산시비(31억5천) 12.5%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2012년 익산시의회 예결위에서 기독교계 시의원들이 반대 또는 기권을 하면서 부결되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당시 이 사업이 시의회에서 부결되자 문화관광부 관련 담당 공무원은 익산투데이와 통화에서 “무슨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다른 지자체는 국비를 확보하지 못해 안달인데 익산은 주는 사업도 발로 걷어차는 행태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로써 익산시는 사상 최고액 국비 반납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원불교는 당시 개교 백주년을 앞두고 익산국제마음훈련원 252억원, 영광국제마음훈련원 152억원의 사업이 국회를 통과하자 야심차게 준비에 돌입, 웅포면 대붕암리 일원에 21억원을 투입해 부지를 매입 했다. 그러나 익산은 특정 종교의 반대와 이에 부화뇌동한 정치권의 합작에 의해 무산됐다. 


전남 영광은 달랐다. 사업이 확정되자 도의회는 발 빠르게 해당 예산안을 승인했으며 영광군 의회 또한 환영일색으로 사업비를 승인했다. 영광은 이에 따라 이미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을 준공하고 해마다 수만 명의 외지인을 끌어 모아 종교 관광의 시대를 열었다.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무산에 대한 후폭풍은 거셌다. 전법성지 익산에 터를 잡고 있는 원불교는 격앙됐다. 2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주세종교를 지향하며 세계로 나아가려는 원불교는 주요 기능을 서울로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원광대학교 일부 단과대 평택 이전설도 함께 나왔다.


원불교 측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무산에 따른 조치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원불교 관계자들을 접촉한 결과를 종합하면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무산이 마음을 떠나게 한 주요 원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불교는 현재 서울 흑석동 이수교 근방 원불교 서울회관을 신축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기금이 전용됐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완공될 이 건물에는 익산에 산재한 원불교 행정기능이 모두 이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익산은 상징적 기능만 존재하게 되고 인력을 비롯한 자금 등 알맹이는 모두 서울로 가게 돼 지역경제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성신용 후보는 지난 2012년 예결위 부결 당시 해당 상임위 위원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떤 배경에서 자신이 국제마음훈련원을 막았다고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부결 당시 앞장섰던 시의원들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손문선(광역 제3선거구 도의원 후보) 전 의원 단 한 사람이 유일하다. 


익산투데이는 그의 2014년 도의원 출마 당시 국제마음훈련원 건립무산에 따른 입장 천명을 요구한 바 있으나 답변은 ‘회피’였다. 성신용 후보는 익산투데이 확인 전화에 “문자 메시지는 선거 사무실에서 보냈다”고 확인했으나 누구에게 발송했는지 물음에는 ‘운전 중’이라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정치권 관계자 A씨는 “정치는 자신의 정치행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다. ‘종교 관광 익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산 시킨 것은 냉엄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민 B씨는 “시민의 공복이 되겠다는 후보자는 특정 종교를 떠나 익산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그런데 특정 종교에 기대 당선을 노리고 당선 후 익산 전체의 이익보다는 특정 종교의 편에 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적폐 중의 적폐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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