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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소설가 익산 정착여부 연말이 분수령
  • 문명균 기자
  • 등록 2020-11-09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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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예술창작공간 조성사업 다시 시의회 제출위한 간담회 열 예정

시민·문화예술계, “국제마음훈련원 재현 되선 안 돼, 반드시 통과 돼야”

인구감소 힐링·생태·문화로 극복, 황 작가 유치는 익산문화발전 밑거름


 ▲ 황석영 작가.   ⓒ익산투데이
▲ 황석영 작가.   ⓒ익산투데이

익산시가 지난 7월 익산시의회에서 부결 처리된 예술창작공간 조성사업 관련 예산을 재상정 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가 지역 문화예술계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익산국제마음훈련원 무산 과정이 다시 회자되면서 과거의 실수가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는 지난 7월 익산시 예술창작공간 조성사업을 위한 예산 19억원을 부결처리 한 바 있다. 


이 금액은 건물 매입비 17억원, 리모델링비 2억원으로 건물매입비는 시 자산으로 편입돼 실제 소요비용은 2억원이다.


이 사업은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로 평가받는 황석영 작가의 집필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사실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익산시는 미륵산과 인접한 어양동 한 건물을 매입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황석영 작가가 익산에서 작품 활동은 물론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는 특정 건물 매입가격 문제와 특정인을 염두에 둔 특혜성 사업이라며 부결처리 했다. 


익산시의회의 부결 처리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광역시와 충북도를 비롯해 몇몇 지자체가 황석영 작가 모시기에 나섰다. 


이들 지자체는 공무원을 익산에 파견함과 아울러 황석영 작가를 현지에 모시고 설명회를 여는 등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설 장길산과 삼포 가는 길 등 다수의 대작을 낸 황 작가는 익산에서 2년 반 동안 있으면서 지난 5월 ‘철도원 삼대’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600쪽이 넘는 대작으로 출간 후 10만부가 판매됐다. 이러한 수치는 열악한 출판시장을 감안하면 과거 100만부 판매에 비견되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계 관계자는 “익산시가 철도에 의해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배경은 다르나 철도원을 다뤘다는 점에서, 그리고 근현대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익산과는 남다른 인연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 시민들과 지역 문화계는 황 작가의 익산 입주가 지역 문화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익산시와 익산시의회의 적극적인 유치를 주문하고 있다.


문화계 관계자 김모 씨는 “황 작가는 소설뿐만 아니라 민주화 운동, 남북 화해 등을 위한 적극적 활동가로 국민적 존경을 받고 있다”며 “만약 황 작가가 익산에 정착한다면 대한민국 정관계 등 다방면의 인맥을 통해 익산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시민 최모 씨는 “황 작가의 익산 정주는 지역 문화계의 물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우리나라 유명 문인들이 익산을 출입하고 익산 지역에서 문화관련 사업을 한다면 시민들은 전에 보지 못한 문화 향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황 작가의 익산 거주는 KTX 등 사통팔달 교통망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명 작가 유치는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화천군은 이외수 소설가를 유치하기 위해 8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출했지만 그 효과는 이를 훨씬 넘어섰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조정래 소설가는 전국에 4개의 문학관을 두면서 그 비용이 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까운 논산시도 박범신 작가를 유치해 홍보하는 등 전국 다수의 지자체가 문인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비하면 황 작가를 위한 예산 19억원은 비교적 적은 비용이라 할 수 있다. 황 작가는 익산시와 익산시의회가 사업관련 예산을 확정하면 익산시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익산 문화발전을 위한 사업을 함께 할 예정이다.


지방의 인구감소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지방도시는 앞으로 힐링, 생태, 문화로 도시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2012년 무산된 익산국제마음훈련원 건립 무산은 힐링 산업을 선도할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모인 김윤남 여사가 희사해 건립한 미국 원 다르마 센터는 익산국제마음훈련원과 성격이 유사한 것으로 힐링을 위한 방문객이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황 작가 익산 유치는 익산의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익산지역 황 작가 측근들은 타 지역 이주를 막기 위한 설득에 나서는 등 진력을 다하고 있다.


시민 정모 씨는 “과거 익산국제마음훈련원 무산의 아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기업유치도 기업이 원하는 대로 부지를 선정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대한민국 대표 문인을 유치하는 데 특혜성 운운은 어불성설이다”고 시의회의 사고 전환을 촉구했다.


황 작가의 익산 정착 여부는 익산시가 관련 예산안을 제출하고 시의회가 이를 심사 확정하느냐에 달렸다. 익산시는 돌아오는 연말 회기에 예산안을 상정하기 위해 시의회 기획행정위 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설득할 예정이다.


만약 연말 안에 이러한 안이 확정되지 못하면 황 작가의 익산 정착은 과거 익산국제마음훈련원 무산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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