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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해지고 있는데 시끄럽게 할 필요 있어?”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7-09 19:07:00
  • 수정 2019-07-09 19: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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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의원 발언, 조규대 의장이 “재갈”
시의회와 집행부 유착, 비판 여론 비등

 ▲ 지난 8일 제218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개회식서 조규대 의장과 김수연 의원이 신상발언을 두고 논쟁을 펼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지난 8일 제218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개회식서 조규대 의장과 김수연 의원이 신상발언을 두고 논쟁을 펼치고 있다.   ⓒ익산투데이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수연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헌율 시장의 다문화가정 비하사태를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5분 자유발언을 앞두고 익산시의회 조규대 의장이 김 의원의 발언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져 의회가 집행부와 유착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수연 의원은 이와 관련 임시회에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지 의회에서부터 발 빠르게 고민하고 있던 때, 본 의원의 발언을 중단하라는 일방적 압력이 의회 내부에서 있었다. 잠잠해지고 있는데 의회가 나서서 시끄럽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서 김 의원은 “‘인권’이 주제이기에 묻는다. 천 명이 넘는 다양한 문화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익산시. 그들의 억울하고 절절한 목소리를 대변하라고 있는 것이 시의회 아니냐”며 “본 의원은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을 위한 행정에 발목 잡은 일 없다. 시장의 좋고 싫음이 아니라 촛불민심으로 정권을 바꿔낸, 지혜롭고 무서운 익산시민의 또 다른 명령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예의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공정하게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는 동료의원들의 입에, 감히 재갈을 물리는 사태를 경험하며, ‘인권 감수성’은 우리 의회에서조차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임을 절감하며 발언 이어가겠다”고 비판 후, 인권도시 익산을 위해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다문화 관련 5분 발언이 예고되자 조규대 의장이 전화를 통 해 “잠잠해지고 있는데 의회가 나서서 시끄럽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5분 발언을 만류했다고 한다. 조 의장의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5분 발언 후 조 의장은 김수연 의원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화가 난 김수연 의원은 신상발언을 수차례 요구하며 항의할 예정이었으나 조 의장은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 지난 8일 제218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김수연 의원의 신상발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형택 의원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지난 8일 제218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김수연 의원의 신상발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형택 의원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상황이 이러자 임형택 의원은 김수연 의원의 발언을 들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 역시 묵살 당했다.


조 의장은 이와 관련 김수연 의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의장으로서 운영의 묘를 살려 볼려고 의원님께 부탁드렸다”고 해명했다.


조 의장의 이런 행위가 알려지자 의회와 집행부 유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인 망신살로 시민의 자긍심이 곤두박질 친 현 상황에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 의장이 의원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했다는 비판에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현동 최모 씨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익산시 의회 임시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눈 여겨 보고 있던 차에 시의회 의장이 발언을 막았다는 소식에 기가 차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정헌율 시장의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책무이다”며 “시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의회가 집행부와 유착돼 편 들기에 나서면 시의회의 존재 가치는 없다”고 단언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익산시의회는 이번 회기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야 한다. 돈 몇 푼으로 다문화가족 달래기에 나서는 것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시의회가 대형 사고를 친 단체장에게 입을 닫고 있다면 당장 뱃지를 스스로 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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