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익산시체육회, 애먼 직원들에게 사직서 종용·압박?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1-22 10:38:00
  • 수정 2019-01-22 11:30:21

기사수정

“사직서 내서 시장님께 유 국장 재신임 해 달라”
사무국장 사퇴론 일자, 관리자 동원 1대1 설득 나서
사직서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으로 분류, 갑질 문제 대두

 

 

최근 올 해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익산시체육회가, 이번에는 애먼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회유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21일 제보자에 따르면 익산시체육회 유인탁 사무국장이 지난 17일 전체 직원회의 석상에서 “최근 익산시체육회가 위기에 처해있는 만큼 나는 사직서를 준비해 놨다”면서 “우리 체육회가 하나가 되는 뜻으로 모두 사직서를 회장(익산 시장)에게 제출해 대동단결을 보여주자”라는 등의 사직서를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유인탁 사무국장이 익산시체육회 올 해 예산 3억5000만원 전액 삭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불명예스러운 사태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이에 사퇴론이 불거지자 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중간 관리자를 통해 생활체육지도자 15명을 한 명 한 명 불러 “우리 모두 사직서를 써야 체육회가 산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또 사직서를 내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하며 “체육회가 환골탈태 하는 의미로 직원들의 단합된 모습과 새롭게 시작하는걸 보여주자”며 “사직서를 내서 시장님께 유 국장을 재신임해달라는 전 직원의 뜻을 전하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제보자 A씨는 “체육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맞지만 사직서를 강요 아닌 강요로 쓰라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생활체육지도자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그 결재권자인 사무국장 말을 무시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일련의 행태는 익산시체육회 유인탁 사무국장 및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도자들에게 사직서를 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유인 즉, 익산시체육회 내부 규정 제37조(직권면직)에 의하면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으로 폐직 또는 과원이 되어 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회장(정헌율 시장)이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18일 제215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2019년도 체육진흥과 주요업무계획 보고에서 박철웅 부시장이 익산시체육회 관련 “예산 삭감 등에 의해 집행부는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무국 직원 4명에 대해 직권면직 처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건복지위 윤영숙 의원은 “모든 직원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체육회 최고 책임자는 체육회장인데 책임소재를 따지자면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무국장이 책임을 져야지 직원까지는 아닌 거 같다”고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박 부시장은 “규정 37조의 의하면 예산 삭감으로 인해 월급을 줄 수 없다면 직권면직을 할 수도 있다”고 잘라 말했다.

 

윤 의원은 “의원들이 아무리 문제제기를 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예산 삭감을 단행했다”며 “책임소재가 있는 분이 직권면직을 받아야 한다. 체육회장이 분명 책임이 있는데 잘못 운영한 실무 책임자만 운운하며 회장은 문제 해결을 하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는 25일 익산시체육회는 직원 급여가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집행부와 체육회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애먼 지도자들에게만 사직서를 종용하고 자신들은 자리를 보존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

 

현재 체육회 내부는 사직서를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다수 지도자들이 사무국장 눈치에 어쩔 수 없이 썼다지만 이 또한 지도자들의 감독권자로서의 갑질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의회에서 체육회에 대한 잘못된 점을 지적했기 때문에 예산 삭감을 단행한 것으로 체육회가 새로운 출발의 의미로 전 직원에게 사직서를 권유했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잘해왔는데 뭔가 잘못 됐으니까 그런 게 아닌가. 거기에 맞춰서 사직서로 답할 계획이고, 나쁜 취지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생활체육지도자의 신규 채용은 전라북도체육회에서 실시하며, 재계약은 익산시체육회 내부에서 1년 단위로 근무평가를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이 이뤄진다.

 

또 지도자들 급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북도에 기금으로 내려 보내면 다시 익산시가 예산으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번 체육회 예산 삭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