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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환경상 주더니…머리 숙인 전북도·익산시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11-19 15:51:00
  • 수정 2019-11-19 16: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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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13년 만에 행정당국 공식 사과
전북도, 미숙행정·관리감독 소홀 책임 인정, 법률 지원
익산시, 처절한 반성, 책임자 엄중 문책, 피해회복 노력

 ▲ 지난 2016년 9월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유)금강농산에서 나오는 폐수로 인해 저수지로 유입되는 물이 오염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익산투데이
▲ 지난 2016년 9월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유)금강농산에서 나오는 폐수로 인해 저수지로 유입되는 물이 오염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익산투데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그랬습니다. 전라북도 지사가 2009년 이 회사에 우수 환경상을 줍니다. 사람 죽이고 물고기 죽여서 고맙다고 줬습니다” 이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행정기관에 쏟아놓은 분노 섞인 말이다.


함라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의 탐욕과 부실·의혹 행정이 빚은 인재로 드러나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뒤늦은 재발방지와 사과에 나섰다.


그러나 장점마을 주민들과 익산지역 시민사회는 관련자 엄중문책 등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라북도는 지난 15일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후속대책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익산시 또한 지난 18일 정헌율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환경부 발표와 관련해 진정한 반성과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전북도는 암 발병과 관련해 미숙한 행정과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최용범 행정부지사를 통해 “이번 사태를 비통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든 대응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부지사는 “2008년 비료업체 관리권한이 도에서 익산시로 이관되고,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도 익산시에서 관리하고 있다”면서 “전북도는 상급기관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6년 12월 비료생산업에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 비료생산업에 추가로 등록됐음에도 행정기관으로서 이를 세밀하게 살펴보지 못했다”며 “2017년 주민 민원제기로 도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 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도는 마을 주민에 대한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도는 후속대책으로 11명의 유사암 환자의 의료지원과 법률지원을 약속하고, 마을 환경정화와 토양 모니터링, 하천수 환경 정비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는 비료공장 부지의 재활용 방안 수립에 있어서도 주민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환경부의 피해구제에서 제외되는 유사암 환자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도 차원의 지원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인태 전북도 환경녹지국장도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를 가리고 관련자들을 조치하겠다”며 “도가 책임질 부분을 책임지고 개선에 전념하겠다. 익산시의 적극적인 노력도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익산시도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정헌율 시장이 장점마을 주민들을 찾아 머리를 숙였다.


산시는 앞서 진행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추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과 지도·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며, 기존 비료공장 부지를 매입해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친환경시범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점마을 내 침적먼지 제거, 농배수로 준설, 주거환경 정화작업을 통해 실질적인 생활환경 개선작업을 추진하며, 관련 질환 모니터링, 우울감 등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치료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헌율 시장은 “장점마을 암 발병 사태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밝혀진 이 시점에서 우리는 처절한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책임을 인정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앞으로 주민들의 피해구제 및 소송에 대응하거나 책임을 면하려 하지 않고 주민들의 고통을 공감하며 요구를 받아들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주민 1명씩 관리카드를 만들어 필요한 것을 밀착 지원하는 등 개별관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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