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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성시대, 시민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문화!
  • 김달
  • 등록 2014-01-15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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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성충전소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최근 들어 유명한 카페나 음식점, 나들이 장소에 가면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이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홈페이지,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업데이트를 위해 촬영하는 일반인들이다. 허세를 부리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카메라가 이용되기도 하지만 요즘 ‘블로거’들의 사진 수준은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는 프로의 향기가 물씬난다. PC통신과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영상 제작은 이제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놀이로 정착되었다. 시민이 제작한 영상으로 광고를 만드는 기법까지 등장할 정도다.


요컨대 문화로 즐기고, 문화로 소통하는 트렌드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소장 이재욱)는 우리 지역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2008년 시민과 문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한 이후 모든 시민들이 미디어를 쉽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교육, 제작지원, 상영, 아카이브(미디어도서관), 정책연구 등의 활동을 운영/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공공문화서비스 시설로서 운영되고 있다.

 

◈미디어로 나누는 ‘재미’, 미디어로 소통하는 ‘재미’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을 수 있는 정보와 의사소통의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며 지역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공공문화영역이다.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운영을 통해 신체적 조건, 성별, 국적, 계층을 뛰어넘어 보편적인 인권과 생태적 가치의 보장되는 운영철학을 지향하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나와 이웃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다양한 지역공동체와 함께 소통하며 지역사회를 보다 생명력 넘치게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미디어를 통한 공동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개관 이후 센터는 미디어를 매개로 한 놀이의 공간, 만남과 공동체의 공간인 동시에 소통의 공간으로 광장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이를 위해 재미에서는 영화제를 열기도 하고, 저널을 발간하기도 하며, 특정 공동체의 제작을 지원하거나 교육을 통해 공동체의 이야기를 끌어내기도 한다. 아울러 시기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을 택해서 연구를 통해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배우고, 즐기고, 만들고 ‘종합선물세트’
센터는 문화 갈증을 느끼는 시민들을 위해 교육과 제작 지원은 물론 영화제 개최 등을 개최하고 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디어연구소
서동축제 사랑의FM 라디오 방송관련, 지역 저널지 발간, 미디어운동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활동, 미디어활동 연구 및 발표

 

*미디어교육
생애단계별 미디어교육(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미디어 읽기 교육, 공공미디어 컨텐츠 제작교육, 미디어제작기술 교육, 미디어야!학, 미디어전문학교, 정보통신 기술교육, 미디어 놀이 교육, 학교미디어교육, 공동체 미디어교육 등

 

*상영제작지원
극장상영(월 정기상영회, 익산 여성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익산상영회, 익산노인영화제, 익산 인디피크닉, 익산장애인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대관 서비스, 공동체상영지원, 제작지원(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 시민영화제작지원, 여성영화제작지원), 스튜디오(TV 스튜디오체험 활동, 지역공동체 공동제작 프로젝트<익산을 말한다>, 어르신정보프로그램<할매, 하나씨 세상>, 지적장애인 제작프로그램<별별 TV>등)

 

◈배우고 나누고 누리고 ‘미디어 놀이터’
미디어 놀이터는 미디어를 쉽게 접하고 일상적으로 누리는 영역이다.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미디어를 활용하기보다 여가, 취미 등으로 가볍게 미디어를 만나고 즐기기 위해 재미센터를 찾는 시민들이 많다. 이들에게 미디어센터는 놀이의 공간이자 체험의 공간이 된다.
미디어를 통한 놀이와 체험은 재미의 각종 시설, 교육 프로그램, 상영 프로그램 등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다.


정기적인 기획 상영회에 참여하여 영화를 관람하거나 아카이브에 마련된 영화 중 하나를 골라 미디어 카페나 유아놀이방에서 자유롭게 DVD를 본다. 상설강좌를 통해 기본적인 미디어 리터러시와 영상제작기술을 배우고, 스튜디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제작 과정을 체험한다.


이렇게 재미센터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한 놀이나 체험을 넘어 더욱 적극적으로 센터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정 공동체가 재미센터 공간을 대관하여 회의, 강연, 교육 등을 진행하고 원하는 영화를 골라 공동체상영지원을 통해 극장에서 상영회를 열기도 한다.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장비를 대여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이렇게 시민들이 영상문화를 향유하고 미디어에 대한 일차적인 요구들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공공문화기반시설로서 미디어센터가 가지는 일차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미센터는 시민들의 필요와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동소수자와 육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시스템을 마련한다. 또, 센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에게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를 꾸준히 진행하여 접촉면을 넓힌다.
많은 사람들이 동네 도서관에 가듯 미디어센터에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즐거움을 찾는다. 이렇게 재미센터를 접하기 시작한 시민들은 이후 보다 적극적인 미디어 활동을 위해 재미를 다시 찾기도 한다. 미디어 놀이터가 다른 영역으로 가는 입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옹기종기 모여 ‘문화’를 이끌다
*1층 재미 카페
재미 카페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휴식공간이다. 카페 한쪽에는 다양한 재미 아카이브에서 볼 수 있는 DVD가 전시되어있다. 이 DVD는 카페 한쪽에 마련된 개인 관람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의 관람을 원하는 경우, 유아놀이방을 이용하게 된다.

 

*1층 유아놀이방
유아놀이방은 유아와 어린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으로, 유아를 위한 화장실과 목욕공간까지 갖추었다.


재미센터에서는 대부분의 대중교육프로그램 시간과 여성들이 많이 찾는 영화제 기간 등에 보육교사를 배치하여 육아 부담이 있는 시민들도 편하게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미의 공간을 대관하여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 중에도 유아놀이방에 보육교사를 별도로 배치하여 참여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도 한다.
한편, 유아놀이방은 가족 단위의 영화 관람 공간으로도 인기가 높다. 별도의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 유아나 어린이와 함께 오는 가족들이 유아놀이방에서 DVD를 관람할 수 있다.


또, 유아교육의 공간으로 유아놀이방을 활용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미디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하1층 재미극장
재미극장에서는 매달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상영과 기획 상영회가 열린다. 또, 매달 회원들이 좋은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수다` 프로그램, 두달에 한번 익산여성영화제 기획단에서 진행하는 `여성영화수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달 셋째주에는 극장에 자주 가기 어려운 공동체들이 원하는 시간과 작품을 신청하여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동체상영지원` 시간이 있다. 1년에 대여섯 번, 정기적으로 열리는 영화제(익산여성영화제, 인디피크닉, 익산장애인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 노인영화제 순회상영회, 아시아나단편영화제 순회상영회, 인디애니페스티벌 순회상영회 등) 기간에는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 부대행사가 진행되는 축제의 공간이 된다. 이 밖에도 재미 미디어교육 수료작 상영회, 지역 단체의 행사 등이 재미극장에서 열린다.


재미극장은 설계 당시부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접근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장애인들이 선택권 없이 극소수의 정해진 자리에서 영화를 보아야 했던 기존 극장 시설들의 한계를 넘어, 최대한 많은 좌석을 이동식으로 설계하고 이동 경사로를 만들어 원하는 장소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2층 스튜디오
재미스튜디오에서는 스튜디오 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제작과정을 간단하게 체험하고 원리를 익히며 재미를 가져다주기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스튜디오 체험은 익산 시내  학생들 뿐 아니라, 멀리 군산과 완주에서도 찾아오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단체의 성격에 관계없이 10명 이상이면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을 부모들이 모여 단체를 이루어서 찾아오는 적극적인 경우도 있다.
스튜디오는 지역 퍼블릭액세스 영상 제작 공간이기도 하다. 익산시민단체협의회와 시민동호회 영상바투 재미센터가 함께 제작하는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익산을 말한다>와 재미 어르신 동아리 `재미동`에서 제작하는 <할매하나씨 세상> 등이 모두 이 스튜디오에서 제작된다.

 

*3층 대강의실
3층 전체를 차지하는 80~100석 규모의 대형 강의실, 로비, 테라스가 완비된 대강의실은 재미의 각종 교육 프로그램, 토론회, 워크숍 등이 열리는 공간이자 익산시민사회단체들이 자주 이용하는 행사 공간이다. 재미센터 개관 준비 당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강연 과 토론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고, 이런 요구를 최대한 충족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익산참여연대, 솜리생협, 익산시시민참여예산위원회 등 많은 단체 및 위원회들이 이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미디어활동의 출발점 ‘영화제작지원’
청소년기부터 미디어교육을 접해야만 감독이나 PD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센터의 지원을 통해 평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풀어내고, TV에 방영될 작품을 만드는 연출자가 되기도 한다.
재미센터의 제작지원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지역에서 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민영화제작지원’이 있다. ‘시민영화제작지원’은 일정한 역량과 계획을 갖춘 시민영상제작자와 영화제작자를 위한 지원제도로, 지원신청기간과 신청양식을 갖추어 선별된 작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영화제작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기를 꿈꾸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은 대중매체를 통한 소통을 목표로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다. 시민영화제작지원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지만, 반드시 스스로 원하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완성하여 지역사회에 소통할 수 있도록 권한다.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을 받은 사람들은 제작에 관련된 장비와 시설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역 소통구조에 대한 컨설팅을 받게 된다.


영화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지원도 있다. ‘여성영화제작자지원’ 제도가 그것이다. 재미센터와 익산의 여러 여성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익산여성영화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여성을 지원하고, 완성작을 영화제에서 상영할 기회를 마련한다. 정기 모임을 통해 상호 점검 및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장비와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익산여성영화제가 탄탄하게 열리면서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넘어,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영화로 표현하는 단계까지 모색하게 된 것이다.

 

◈일상과 꿈의 만남 ‘미디어공동체’
평범한 사람이 미디어 활동을 만나고 미디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떻게 시작될까?


미디어와의 첫 만남은 대부분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재미센터의 미디어교육 중 미디어제작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미디어 전문학교`가 많은 모임의 모태가 되었다.


다큐멘터리 제작 교육, 극영화 제작 교육, 라디오 제작 교육 등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강좌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이들 중 일부는 교육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꾸려 활동을 지속한다.


극영화 제작 동아리 ‘500cc’, 퍼블릭액세스 제작모임 ‘돌솥밥’, 공동체라디오 제작모임 ‘감탄소식’ 등이 전문학교를 통해 배출된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교육을 막 마친 사람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지속적인 활동에 대한 열의가 들끓는다. 이런 열정이 식지 않도록 잘 모아내고 보듬는 것부터 미디어센터의 지원이 시작된다. 몇몇 동아리들은 스스로 운영체계를 만들고 동력을 키워낸다. 그렇지 못한 동아리는 미디어센터에서 일정 기간 꽤 많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공통된 것은, 미디어센터의 역할이 동아리 활동의 내용과 방향을 크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고 지지하는 선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한편, 공동체미디어교육이나 생애주기별 교육을 마친 후 활동을 지속하는 예도 있다. 어르신 교육 이후 결성된 ‘재미동’은 개관 전인 2008년부터 시작되어 2013년 5기가 배출될 때까지 꾸준히 구성원을 늘리며 확장해왔다. 지역에서 교육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진행되었던 ‘꿈꾸는 교육 라디오’교육은 이후 인터넷 방송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작을 함께한 사람들이 언제나 끝까지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아리 활동은 지속되고, 시민들은 활동할 공간을 찾게 되고, 우리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 생산된다.


자신의 생활과 활동이 어떻게 만날 것인가, 그리고 지역사회와 미디어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일상에서 미디어 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이들에게 미디어 공동체는 이런 고민을 풀어가는 중요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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