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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행복 1번지로 가꿔요~
  • 소효경
  • 등록 2014-01-29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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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공동체 분위기 조성에 기업, 자치단체, 주민대표 앞장

 

 ▲    ⓒ익산투데이
▲  모혐휴먼시아꿈나무공부방  ⓒ익산투데이

 

이웃사촌은 옛말이라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온기 감도는 공동체로 바꾸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마리는 한글교육과 동화구연 같은 재능나눔부터 마을 대청소, 공부방 운영 등 가까이 있다. 주민 대표, 기업, 자치단체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 불씨를 댕기고 있다.

 

*부송주공아파트, 재능기부로 함께 배우고 즐겨요
익산시 부송주공아파트 1단지에 위치한 부송종합사회복지관은 주민들에게 사랑방으로 통한다.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안에 자리한 이곳은 다양한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경로당과 운동실, 물리치료실 등 노인편의시설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관련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복지관 3층 부송작은도서관에서는 매일 다양한 재능나눔이 펼쳐진다. 월~금 오전 9~11시에는 한글교실이 열리고 틈틈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구연도 진행 중이다. 재능기부는 부송종합사회복지관이 주도한다. 복지관은 주민이 전화, 방문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상담과 교육을 통해 적절한 분야를 찾아 배치한다.


기부자들 면면은 다양하다. 전직 교사와 고등학생, 주부를 비롯해 도서관에서 직접 한글을 깨친 결혼이주여성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7일 도서관을 찾았을 때 베트남에서 시집 온 티나 씨는 여든 살 권금순 할머니에게 일대일 교습을 받고 있었다. ‘물을 가득 담아 주세요’, ‘밥이 참 맛있습니다’ 돋보기를 쓴 채 글자 하나하나를 읽고 설명하는 권 할머니 얼굴은 열의로 가득했다. 그녀는 전직 교사 출신으로 티나 씨와 만남을 위해 일주일에 2~3번 도서관을 찾고 있다.


제법 수준 높은 반을 가르치는 한용조 씨 역시 교사 출신. 한 씨에게 수학을 배우는 할머니들은 “낮에 노인들이 어디 갈 데가 있나. 집에만 있으면 머리 쓸 일도 없는데 이곳에 나와서 한글 배우고 수학 배우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고 했고, 한 씨는 “구구단도 못 외우던 할머니들이 백의 자리 곱셈까지 하는 걸 보면 절로 뿌듯해진다. 배우는 재미 못지않게 가르치는 재미도 크다”고 웃어보였다.


세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찾은 장웨이 씨는 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운 것이 인연이 돼 강사로 봉사하게 된 사례다. 직접 제작한 ‘쥐’, ‘토끼’ 인형을 양 손에 끼우고 앙증맞게 중국어로 인사하자 올망졸망 모여 앉은 4~5살 어린이들이 ‘와’ ‘까르르’를 연발한다. 그녀는 “잘 하는 게 중국어 하나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다 중국어 동화구연을 생각했다. 받은 것을 이웃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단 생각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송작은도서관 장흥미 사서는 “여러 세대가 밀집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재능을 지닌 이들은 나눠서 기쁘고 주민들은 멀리가지 않고 돈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만족하는 것 같다. 아파트 주민 뿐 아니라 인근 어양동 주민까지 참여하며 정이 더 돈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현동 배산휴먼시아, 믿고 맡기는 ‘꿈나무 공부방’
모현동 배산휴먼시아 관리사무소 2층에는 특별한 공부방이 있다. 2011년 LH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지원 사업에 선정된 사단법인 행복나루터가 운영하는 무료 돌봄시설 ‘꿈나무 공부방’으로 이곳은 현재 4,5단지 아동 2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방학기간 오전 9~6시까지 운영되는 공부방은 무료급식과 간식제공은 물론, 3~4명의 교사가 수학과 한자, 방송댄스, 풍물, 종이접기 등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나루터는 마을형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이 지난해로 마무리 됐지만 도시락 반찬가게 ‘밥심’을 운영해 얻은 수익금으로 마을 공부방과 도서관을 꾸려가고 있다. 자녀들이 단지 내 공부방을 이용하며 주민들의 소통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10여명의 주민이 학부모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각종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임대주택이다 보니 주민끼리 유대감이 부족했는데 공부방과 도서관 활동에 아이가 참여하며 이웃과 자연스럽게 연락하고 만나게 된다. 단지 안에 있는 공부방이라 믿고 맡길 수 있고 집 가까이에서 아이가 머무르다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익산시, 공동주택 관리 적극 지원
자치단체도 주민들의 공동체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익산시는 공동주택 관리 활성화를 위해 매년 공동주택관리, 시설유지 관리, 공동체 활성화, 재활용 및 에너지 절약 부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수 공동주택 단지를 선정, 표창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3개 아파트를 우수공동주택으로 선정했고 최고 2,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는 영등동 신일아파트가 공동주택 우수단지로 선정됐다. 7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신일아파트는 장미화단을 가꾸고 아파트 담장을 일부 없애 공원과 연결했다. 전력절감을 위해 지구촌 전등끄기 캠페인을 벌이고 한전 지원을 받아 통로전구를 LED교체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차장에 음악이 흐르게 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태극기 게양 캠페인,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불우이웃돕기 활동 등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익산시 주택과 한정희 주무관은 “공동주택 우수단지 지정은 단순한 관리를 넘어 주민 간 화합과 친목을 도모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해 가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우수공동주택 지정이 삭막해져가는 도시 공동체에 따뜻한 바람으로 깃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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