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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이승준 모자, 자원봉사가 만든 기적
  • 김달
  • 등록 2014-02-12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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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숙(55)씨, 6년째 자폐증발달장애1급 아들과 자원봉사

 

 ▲    ⓒ익산투데이
▲   김은숙, 이승준 모자 ⓒ익산투데이

 


익산에 사는 자폐증발달장애1급 청년이 대학교 진학에 이어 취업까지 하는 기적을 선보였다. 그 뒤에는 청년의 그림자처럼 살아온 엄마의 지극한 사랑과 ‘봉사’라는 비결이 숨겨져 있었다. 대가 없이 시작한 봉사로 인생의 큰 선물을 받은 이들 모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은숙(55, 모현동)씨는 요즘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바로 자신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들 이승준(25)씨가 어엿한 사회인이 된 것이다. 익산신광요양원은 6년간 한주도 빠지지 않고 봉사를 한 승준씨를 지난 12월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김씨 모자의 봉사는 승준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승준씨의 사회적응과 자아성장을 위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에 도전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온 이 제도는 봉사, 자기개발, 신체단련, 탐험 등 4개 영역을 일정기간 수행하는 자기성장 프로그램이다.


주변인들은 자폐가 있는 승준씨가 과연 이 프로그램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지만 김씨는 아들에게 도전과 성취감을 알려주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모든 분야를 함께했다.


승준씨는 4개 영역 중에서도 특히 봉사에 애착을 보였다. 입시위주의 학교생활에 주눅이 들었던 승준씨는 매주 금요일 어르신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점점 밝아졌고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됐다. 어르신들은 엉뚱한 승준씨의 행동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고 승준씨는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따로 발 마사지와 색소폰을 배워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렸다.


열과 성을 다한 봉사는 승준씨에게 예상치 못한 두 번의 기적을 안겨줬다. 성적으로 대학에 가기 힘들었던 승준씨가 한일장신대 신학과에 봉사 특별전형으로 입학하게 됐고 취업을 통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얻게 됐다. 자폐발달장애인 아들이 평범한 사회구성원이 되기를 소원했던 김씨의 평생 꿈이 이뤄진 것이다.


“봉사를 하면서 아들이 사람들과 거부감 없이 어울릴 수 있게 됐어요. 상태가 좋아진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렇게 큰 선물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지역사회와 이웃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에요. 그동안의 봉사가 아들을 위해서였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에요. 그게 이 고마움을 갚는 길이겠죠.”라며 김씨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씨 모자는 요즘 지역사회와 이웃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5년째 하고 있는 익산행복나눔마켓 봉사에 더욱 열심이다. 이들은 멈추지 않는 봉사로 또 다른 기적을 빚어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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