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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아프고 저린 사람들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4-22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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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님의 주소는 익산시 오산면이다. 운동할 게 달리기밖에 없다. 15년을 뛰었다. 작년부터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했다. 발뒤꿈치가 심했고 발바닥 가운데도 좀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 방바닥 디딜 때, 그때 정말 아팠다. 처음 걸어가기 시작하면 아팠고 좀 걸어가면 나아졌다. 저녁 늦게는 어김없이 아팠다. 직장 분들과 술자리 후 2차 갈 때면 어그적거리는 모습이 창피해 꼴찌로 일어나 뒤따라갔다.


한의원에 가니 족저근막염이라 했다. 족저는 발바닥, 근막은 발바닥을 받치고 있는 단단한 띠, 근막염은 발바닥 염증.. 아스팔트 뛸 때 발생한 마찰 때문이란다. 으.. 오산면에도 폴리우레탄을 깔아 달라! 근데 너무 억울해하지 말라 한다. 그래도 평야 달리기라 15년 무사고였을 거라고. 도시의 러닝머신은 훨씬 단기간에 발병한다고.


한의학 진단은 ‘족태양 경근병’이다. 한의학에서도 힘줄마다 이름이 있다. 발뒤꿈치부터 발바닥에 해당하는 힘줄 이름이 족태양 경근이다. ‘런닝맨’님처럼 젊은 데도 달리기해서 아픈 경우는 족태양 경근의 염증 때문이다. 염증 가라앉히는 것이 치료다.


침 치료에 반응 잘한다. 4주 정도 달리기 쉬고, 치료하면 거의 좋아진다. 그 뒤 8주 정도 걷기부터 차근차근 운동량 늘려가면서 침 맞으면 재활된다. 4주 동안은 자주 침 맞고, 그 뒤 8주는 좀 띄엄띄엄 치료한다.
‘할머’님도 발바닥이 아프다. 운동은 아니지만 집안일로 늘 바쁘시다. 식사 준비 말고도 텃밭 일을 하신다. 텃밭은 방바닥보다 부드럽다. 수만 년 만경강에서 넘쳐 온 기름 땅이라 밟으면 푹신거린다. 그래서 발바닥에 별다른 마찰 없는 데도 통증이 생겼다. ‘할머’님도 발바닥 근막 문제다. 하지만 ‘할머’님은 염증이 아니다. 사는 동안 발바닥 힘줄이 조금씩 손상되어서 아픈 거다. 근막염이라 하지 않고 족저근막증이라 한다. 아픈 모양은 똑같다. 아침에 방바닥 디디면 아프다. 저녁쯤 많이 아프다. 차이는 ‘런닝맨’님보다 통증이 덜 하다는 것. 하지만 재발이 잦다. ‘할머’님은 발바닥 아플 때 침·뜸 2주 정도 치료하는 게 습관 되었다. 일 년에 한두 번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그냥 치료하고 낫는다. 한의학에서는 족태양 경근병 중 ‘약해서 온 경우’라 한다.


‘하이힐’님은 대형 마트에서 5년째 옷을 판매하고 있다. 선 자세로 온종일이다. ‘하이힐’님도 발바닥 문제가 있다. 아프지는 않다. 저린다. 손목을 꽉 쥐었다가 놓는 전기 놀이하는 것처럼 전기가 온다. 왕모래 밟은 것 같다. 내 살 아닌 것 같다. 약간 뜨거운 느낌이 나기도 한다. 눌러서 아프지는 않다. ‘하이힐’님의 발바닥 저림은 신경이 눌려서 그렇다. 발목에 있는 복사뼈 중 안쪽 복사뼈 뒤로 지나가는 신경이다. 신경은 복사뼈 뒤를 지나 발바닥·발가락까지 간다. 거기에 자리 잡고 앉아 신호를 전달한다. 발바닥 때리면 아프다는 신호를 뇌로 전달한다. 그런데 복사뼈 뒤 신경이 눌리면 신호 전달이 안 된다. 그래서 발바닥이 내 살 아닌 듯 느껴진다. ‘하이힐’님처럼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발목 힘줄이 붓는다. 힘줄이 부어 신경을 누른다. 힘줄이 부어 신경 누른 것을 두고 한의학에서 경락이 막혔다고 한다. 경락이 막히면 저리고, 감각이 떨어진다. 한의학 병명은 착비(着痺)다. 힘줄 부종을 내리게 하는 것이 급하다. 경락 마사지 포인트도 발바닥+안쪽 복사뼈 뒤이다. 발바닥 저릴 때 안쪽 복사뼈 뒤를 가만히 눌러보면 찌릿한 곳 있다. 그 부분을 조심조심 마사지하면 된다.


발바닥이 아프거나 저릴 때 하는 스트레칭이 있다. 가장 효과 있는 스트레칭 하나 소개한다. 벽을 짚고 한쪽 다리는 앞으로 구부리고 다른 쪽 다리는 뒤로 뻗어준다. 뒤로 뻗은 다리는 무릎이 구부려지지 않도록 한다. 뒤로 뻗은 다리의 발목 각도가 45도 유지되도록 한다. 힘줄을 강하게 해주는 차도 있다. 모과차, 칡차다. 
/글 이재성(모현동 이재성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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