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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의 한의학
  • 익산투데이
  • 등록 2014-04-29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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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이라 하면 얼핏 위염처럼 속 쓰릴 거 같지만 좀 다르다. 가슴이 타는 듯하거나, 신물이 넘어와 입안이 텁텁하거나, 늘 기침을 한다.


‘원샷’님은 87년생 청년이다. 꿈이었던 취직을 했다. 취직했는데도 저녁 문화는 똑같다. 취직 전에는 봉사 동아리 활동을 오래 했다. 총무를 주로 했는데 총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원 챙기기. 회원 챙기는 방법은 저녁 모임이었다. 저녁 모임의 내용이 같았다. 꺾어 마시지 않는다는 원 원칙만 지키면 봉사 동아리 총무도, 신입 직장 생활도 무난했다.


‘원샷’님의 술버릇은 앉아서 자기다. 술 마신 날 밤은 누워 자지 못한다. 밤새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무릎 꿇은 채로 웅크리고 있다. 날 새면 말짱하다. 하지만 트림과 소화 불량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이어진다.

역류성 식도염이다. 과음 후 바로 취침이 반복되면 식도에 염증이 생긴다. 술이 들어가면 위를 심하게 자극해서 위산이 많이 나온다. 안주 또한 듬뿍 흡입. 위는 술과 안주를 버무리며 낑낑댄다. 그때 누운 자세는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기 좋은 자세를 제공한다. 식도는 위산을 방어하는 방어막이 없다. 식도에 염증이 생긴다. 아프다.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위산은 염산 같은 강산인데 당연히 타들어 가는 느낌.


한의학에서는 ‘오뇌(懊?)’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의 발생 원인에 대한 생각은 양의학과 같다.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을 꽉 조여주는 근육에 힘이 빠져서 그런다고 한다. 원샷 님은 술과 밤늦은 음식, 그리고 누운 자세가 그 근육을 살짝 열어젖힌 경우다. 술 조금씩 마셔야 한다. 먹고 바로 눕지 말아야 한다. 안주에 청양고추 넣지 말아야 한다. 빨리 먹지 말아야 한다. 2년만 조심하면 거의 원상태로 회복된다.


‘신물’님도 역류성 식도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실제 나이 65세, 피부 나이 50 세로 곱디고운 ‘신물’ 어머님의 지병은 만성 위염이었다. 요즘 들어 신물이 늘 넘어 온다. 소화 안 되는 음식을 먹으면 더 심해진다. 소화제를 늘 달고 산다. 그래도 신물 넘어오는 건 잘 안 없어진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신물 넘어오는 경우를 ‘토산(吐酸)’이라 한다. 산을 토한다는 말이니 양의학의 위산 역류와 같은 말이다. 몸이 약해서, 특히 위가 약해서 음식을 꽉 담고 있지 못하는 거다. 식사 후면 늘 위산이 조금씩 식도로 역류한다. 심할 때는 목소리도 쉬었었다. 위를 강하게 해주는 한약을 먹어서 위를 튼튼하게 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간단한 한약은 안 익은 탱자가 있다.


‘쿨럭’님은 역류성 식도염으로 기침을 한다. 가래도 거의 안 나오면서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누우면 더 심해지기도 하지만 앉아 있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온종일 조금씩 기침하고 밤에 자다가도 기침하는데 정말 힘들다. 살이 많이 쪘다. 살을 빼야 위산 역류가 해결된다는 말을 듣고 요즘 다이어트 중이다. 한의학 병명은 식적수(食積嗽)다.


비만도 역류성 식도염의 중요 원인 중 하나다. 일단 뱃속 지방이 위를 아래로 잡아당겨 위를 힘들게 한다. 또 뱃속 지방 때문에 위가 차지할 공간이 줄어든다. 줄어든 공간에 많은 양의 밥이 들어오니 위를 닫는 문이 열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살찐 경우의 식도염에서 기침 치료는 2개월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살 빼지 않으면 재발한다. 어느 밤 훌륭한 만찬 뒤 바로 취침 사태 한 번으로도 재발할 수 있다. 꼭 살 빼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의 한의원 치료 첫 번째는 보험 되는 가루 한약이다. 반하사심탕이다. 치료 효과 매우 좋다. 피해야 할 음식이 좀 많다. 구운 고기 피하는 게 좋다. 된장에 푹 삶은 수육은 그래도 좀 낫지만 그래도 고기 먹고 소화 장애가 있는 경우라면 피하는 게 좋다. 기름진 음식도 별로다. 커피 피해야 한다. 녹차는 죄가 없다. 녹차 카페인도 카페인이라 생각하시는 분들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녹차 카페인만 성분 추출했을 때 해당하는 얘기고 그냥 녹차 통째로 우려 마시는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한 위산 과다를 막는 좋은 음식이다. 
 


/글 이재성(모현동 이재성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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