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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예비후보자들 잇따라 ‘선거펀드’ 출시
  • 고훈
  • 등록 2014-04-2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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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화, 임형택, 박경철 등 모금 전개…연이율 2.3~4.0%, 8월초 상환

김형화, 임형택, 박경철 등 모금 전개…연이율 2.3~4.0%, 8월초 상환
교사, 공무원도 참여 가능…정치자금 투명화, 홍보효과 등 순기능
후보자 득표율 안 나오면 사재 털어야…사퇴가능성, 소송가능성도 염두

 

6월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 사이에 선거펀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김형화 도의원 예비후보(4선거구)를 시작으로 손문선 도의원 예비후보(3선거구), 임형택 시의원 예비후보(바선거구), 박경철 시장 예비후보까지 잇따라 선거펀드를 출시하면서 펀드 열풍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선거펀드란 무엇인가?

선거펀드는 후보자들이 선거비용 마련을 위해 유권자에게 돈을 빌린 뒤 선거가 끝나면 약간의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자금 모금 방식이다. 펀드를 출시한 후보는 ‘당선’ 혹은 득표수가 유효투표 총수의 15퍼센트 이상인 경우, 선거비를 국고에서 전액 보전받아 투자금액을 유권자에게 상환한다(득표율 10~15%미만은 반액). 그러나 득표율이 10% 미만에 그치면, 국고 보전도 한 푼 받지 못하며 결국 후보자의 사재를 털어 이를 상환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선거펀드는 후원회를 둘 수 없는 예비후보자들에겐 단기간에 많은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펀드 모집 자체가 이름 알리기 위한 홍보 전략으로 활용된다. 또한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공감하는 지지자를 모아 세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후보자는 선거펀드로 지지하는 유권자와 함께 선거기간동안 관계를 맺고 끊임없이 소통할 수도 있다. 11일 ‘시민펀드’를 출시한 임형택 시의원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등학생 팬이 보내준 시민펀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임 예비후보는 “선거운동하는 제 모습을 보고 팬이 된 고등학생이 있다고 합니다. 임형택 시민펀드에 용돈 2만원을 보내왔습니다. 2천만원, 2억원 이상의 가치로 다가옵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선거펀드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방선거와 대선 때에도 박원순 펀드, 박근혜 약속펀드, 안철수 국민펀드, 문재인 담쟁이펀드 등으로 주목 받았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선거펀드가 투명한 정치자금으로 올바른 선거문화에 기여한다고 판단해 “자금법에서는 차입금을 수입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 있고, 그 형태에 대해선 제한이 없기 때문에 현재 정치인 펀드도 허용된다”며 긍정했다. 

 

◆어떤 선거펀드가 출시됐나?

현재 익산지역에 출시된 선거 펀드는 모두 3가지다. 우연찮게도 시의원, 도의원, 시장 예비후보자들이 각각 하나씩 내놓았다. 김형화 도의원 예비후보는 지난 2월에 일찌감치 펀드를 출시해 모금을 시작했다. 뒤이어 손문선 도의원 예비후보, 임형택 시의원 예비후보, 박경철 시장 예비후보가 각각 펀드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이 출시한 펀드의 연 이율은 2.3%~4.0%이다. 28일 기준 시중은행 기준 3개월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2.80% 정도. 가장 먼저 출시된 김형화펀드의 목표액은 5천만원으로 연이율 4.0%이다.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 이상, 최대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현재까지 288명이 3,242만원의 뜻을 모아 64.8% 달성률을 보였다.


이어서 손문선 도의원 예비후보가 3월 12일 ‘희망펀드’를 출시했다. 희망펀드는 목표액을 정하지 않았으며 연 이율은 4.0%이었다. 손 예비후보는 “4월 11일, 펀드 가입을 공식적으로 종료했으며 이후 홈페이지 등을 보고 문의해 가입을 희망하는 경우 비공개로 받고 있다”며 “펀드 상환은 선거이후 기간을 계산해 정산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임형택 시의원 예비후보는 이달 11일 ‘시민펀드’를 출시했다. 시민펀드의 목표액은 6천만원이며 연 이율은 4.0%이다. 최소 1만원 이상 가능하다. 상한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100여명 정도가 참여한 시민펀드는 총 4,613만원이 모여 76.8%의 달성률을 보였다. 펀드 출시된 지 보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모금 속도다.


박경철 시장예비후보는 23일 ‘시민희망펀드’를 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타후보와는 달리 무소속인 박 예비후보의 목표액 달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 예비후보의 목표액은 1억원으로 연 이율은 2.3%다. 최소 1만원 이상부터 가능하다.


다른 펀드에 비해 낮은 연이율에 대해 박 예비후보는 “이자 소득이 천 원만 생겨도 소득세를 내야한다. 1만원 맡기신 분은 20~30원 정도 소득세가 생기는데, 일일이 이런 걸 내려면 얼마나 불편한가. 이러한 소득세를 대납해주기 위해 금리를 농협 예금 금리 기준으로 법정이자를 최저화했다”고 밝혔다.


선거펀드를 출시한 각 예비후보들은 15% 이상 유효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이자와 원금 등 투자금액 상환일은 선거가 끝난 후 국고에서 보전을 받게 되는 8월 이내로 정하고 있다. 혹여 선거비용을 보전 받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지지자들의 투자금액을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거가 끝나고 만약 후보자가 펀드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민사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다. 펀드를 모집한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더라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 따른 법적인 책임은 물을 수 없기 때문.


선관위에서 정한 법정 선거 비용 제한액은 시장 1억9천5백만원, 도의원(4선거구) 5천3백만원, 시의원 5천5백만원이다. 펀드를 출시한 이들의 목표 모금액은 대부분 법정선거비용에 근접하거나 넘어선다. 임 예비후보는 법정선거비용 대비 109% 규모로 6천만원의 펀드를 모집한다. 김 예비후보도 법정선거비용 대비 94.3% 규모로 5천만원 목표액을 잡았다. 반면, 박 예비후보는 법정선거비용 1억9천5백만원의 절반수준인 1억원(48.7%)을 펀드로 모금할 계획이다.


이렇게 모인 펀드 자금은 언제부터 선거비용으로 쓰일까? 펀드 자금 융통시기에 대해서 박경철, 임형택 예비후보 측은 선거활동 중이므로 모인 자금에 대해 현재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형화 예비후보 측은 펀드 자금을 예비후보 기간에는 사용하지 않고, 본 후보로 등록하고 나서부터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유권자가 선거펀드에 투자하려면?
우선 펀드에 투자를 원하는 시민들은 해당 후보가 금액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펀드를 출시한 정치인들은 아직 예비후보 단계로, 대부분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고 중도에 사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어느 펀드에 투자할지 결정했다면, 투자 금액을 정하고 해당 계좌번호에 입금한다. 이어서 해당 후보의 사무실에 연락해 모금 목표액, 이율, 최소 투자금, 상환기일과 방법 등이 명시된 약정교부서를 받는다. 투자자는 약정교부서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해야 하며,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되면, 영수증을 보관한다. 주민세를 포함한 이자소득세(16.5%)는 박경철 펀드는 원천징수되며, 김형화 펀드 등 다른 펀드는 개인이 납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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