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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할리우드, 교도소 세트장을 테마체험단지로!
  • 고훈
  • 등록 2014-09-02 11:31:00
  • 수정 2014-09-02 1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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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감독 美드라마 ‘센스8’촬영 확정…올 상반기만 2만여명 다녀가

내부 세트장 바닥 꺼지고 천장 내려 앉아…안전사고 위험성 매우 높아

사용료 1일 200만원, 20일 3천만원…한 해 보수 예산 고작 500만원

정밀안전진단 및 리모델링 필요…전시공간과 테마체험단지 특화 필요

 

 

 ▲    ⓒ익산투데이
▲성당교도소 전경ⓒ익산투데이

 

워쇼스키 남매의 신작 미국드라마 촬영지로 ‘낙점’

천만 관객 영화 <7번방의 선물>의 흥행으로 더욱 유명해진 익산시 성당면 소재의 국내 유일 교도소세트 촬영현장. 이곳은 영화 <매트릭스>를 제작한 할리우드 유명 감독 워쇼스키 남매(앤디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가 미국 SF 드라마 <센스8>의 촬영지로 선택하면서 다시 한 번 국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 10부작으로 내년 초 방영 예정인 미드 <센스8>은 정신과 영혼이 링크된 세계를 그린 환상적 드라마로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8명이 텔레파시로 연결돼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고 있다. 국내 배우로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인연을 맺은 배두나가 출연한다.

지난달 말부터 익산 교도소 세트장에서 촬영준비에 들어가 3일간의 집중 촬영을 하는데 워쇼스키 감독 남매와 배우, 스탭진 등 150여명이 익산에 온다. 해외제작진들이 선택한 국내 유일의 교도소 세트! 이번 기회에 익산투데이와 함께 교도소세트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보기로 하자. 

 

 ▲    ⓒ익산투데이
▲2층 건물 훼손상태ⓒ익산투데이

 

국내 영화 드라마 100여편 작품촬영돼

성당면에 위치한 교도소 세트장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로 유명해진 지강헌 사건을 다룬 영화 ‘홀리데이’ 촬영을 위해 영화제작사와 익산시가 13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설치했다.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자리였던 이 세트장은 당초 일회성으로 지어졌으나 그 뒤 10여년간 100여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곳을 거쳐간 작품만 해도 <7번방의 선물>, <홀리데이>, <타짜>, <부러진 화살>, <식객>, <해바라기> 등 영화는 물론 <아이리스>, <태양을 삼켜라>, <더킹투하츠>, <빛과 그림자>, <야왕> 등 드라마까지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지경.

매해 수천여명이 다녀가 인기명소로 급부상한 이곳은 최근엔 천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대작 <7번방의 선물>의 유명세로 매주 주말에만 4~5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올해만 약 2만여명에 달하는 외부관광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류 붐을 타고 일본 관광객 등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    ⓒ익산투데이
▲세트장 내부 바닥상태 ⓒ익산투데이

 

 

10년간 노후화 진행되면서 내부 안정성 떨어져

그러나 현장 취재결과 세트장이 지어진 지 10여년이 다되면서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내부 훼손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을 찾는 수많은 외부 관광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세트장 내부 바닥은 건장한 성인 남자가 발을 굴러 뛰면 무너지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지반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스펀지를 밟는 듯 ‘물렁물렁’한 상태이다. 2층 개인 감옥 내부도 바닥 곳곳이 뜯어져 있고 천장이 내려앉는 등 건물 내부구조상 위험이 심각하나 출입을 막기 위해 잠가 놓았을 뿐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배우들의 분장실과 화장실 등으로 사용되는 교도소 세트장 옆 옛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건물도 붕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학교는 폐교된 지 40년이 넘으면서 2층 부분 벽 갈라짐 현상을 멀리 육안으로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정밀안전진단을 받고 사고예방을 위해 위험요소를 하루 속히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용료 1일 200만원! 보수비 1년 500만원?

아울러 이곳은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익산시가 2억3천만 원을 들여 외부 판넬 교체 등 대규모로 보수공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소규모 수선만 되풀이 해오면서 세트장의 수명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

익산시 문화관광과가 교도소세트장 수선비용 명목으로 올해 책정한 예산은 고작 5백만원. 수선 1회당 100만원 꼴이다. 그러나 드라마나 영화 제작팀이 익산시에 지불하는 교도소 세트장 이용료는 1일 200만원, 20일 기준 3천여만원에 달해 익산시가 세트장 유지보수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익산시가 집행하는 한 해 보수비용 5백만원으로는 10여년간 사용되어 노후화된 교도소 세트장의 안전을 담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시설사용료 수익을 올리고 더 많은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교도소 세트장의 유지보수 예산 확대 편성이 절실하다.

익산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당시 일회성으로 지어진 세트장이다. 그동안 촬영하겠다는 제작진들의 이어진 요청에 계속 사용돼왔다. 보수 예산이 부족한 실정으로 임시적 보수 차원에서 머물고 있다. 정밀안전진단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안 그래도 해외제작진 측이 촬영 전에 1억여원을 들여 보강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전북도청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했다. 도 차원에서도 세트장 보강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기대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전시공간과 법문화체험 테마단지 조성으로 수익창출해야!

아울러 국내 유일이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는 익산시의 자원인 만큼 유지보수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부가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투자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교도소 세트장을 방문하면 10분내로 한 번 둘러보고 끝날 수 있지만 한 해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2만여명 가까이 찾고 있는 곳이니만큼 관광명소로 개발해 별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단순 관광의 틀에서 벗어나 경찰청, 검찰청, 법원세트장 등 일원화된 세트장을 조성해 제작진의 촬영 편의를 돕고 시민들에겐 법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촬영차 오는 유명 연예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사인, 기념품 등을 모아 전시하고 방문객에게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수익모델 제안도 나오고 있다.

성당면 주민 A씨는 “지역주민들과 익산시가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 교도소 세트장을 찾는 외부 사람이 더욱 많아져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지역경기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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