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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뛰어넘는 ‘익산보석마을’ 꿈꾼다
  • 고훈
  • 등록 2015-07-08 10:21:00
  • 수정 2015-07-10 1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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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권 익산주얼리협동조합 대표이사

귀금속산단 인프라 정비해 소규모 공방형 보석마을 청사진 그려
산업적 관점에서 일방적인 접근보다 문화 접목시키는 노력 절실

 

  


 ▲박상권 대표이사 



 “전주한옥마을은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유동인구가 워낙 많으니 상권도 살아나고 지가도 높게 형성되죠. 그런데 전주에 유입된 외부관광객이 익산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그럼 익산엔 무엇이 있죠? 바로 보석입니다. 제가 보석마을을 꿈꾸는 이유예요”

 

 

■익산 귀금속의 미래는 공방형 ‘보석마을’

올해로 업계에 30년을 몸담은 박상권(44) 익산주얼리협동조합 대표이사의 말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는 지역 귀금속 산업을 육성시키려면 현재처럼 산업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말한다.

  

문화예술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박 대표이사는 “귀금속 산업을 이야기할 때 보통 주얼팰리스의 산업적 역할론에서 이야기가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을 보면 규모면에서 따라갈 수가 없다. 결국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우리만의 가치를 발견해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서 활용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이사가 제시하는 익산 보석산업의 청사진은 바로 보석마을이다. 귀금속공단을 재정비하고 좁게는 약촌오거리에서 넓게는 동부시장 일대까지 노후화된 주택가와 골목을 정비해 소규모 공방형태의 보석마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박 대표이사는 “우선 귀금속공단 입구만이라도 ‘익산보석마을’이라는 문구의 LED조명시설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익산이 대한민국 유일의 보석마을을 만들려면 타지자체에서 하기 전에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화예술을 접목시킨 ‘보석의 거리’ 등을 만들어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보석기술의 태생지인 익산을 찾도록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오랜 바람이다. 박 대표이사는 “물론 우리 세대에서 이 모든 것을 다하지는 못한다. 지금 터를 닦아놨을 때 후세들이 전주한옥마을 못지않은 익산보석마을로 탈바꿈시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당장 시급한 일로 “산단이 40년이 넘어 시설적인 문제가 많다”며 “상하수도, 정화조, 주차부지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정비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람이다. 박 대표이사는 후진인력 양성에 특히 뜨거운 관심을 기울였다. 작년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에 참여해 보석업계 인력 양성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익산 주얼리 관련 전공으로 졸업하는 재원들이 1년에 150명이다. 이들이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꿈나무고, 익산을 보석의 도시로 빛낼 수 있는 씨앗이다”고 말했다.

 

그는 “샵을 차리는 것이 이들의 꿈이지만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들이 자리 잡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야한다. 지금처럼 깍두기 자르듯 세를 받으면 못 들어간다. 소규모 공방형태의 창업이 대안이 될 수 있고 보석마을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만약 익산 보석마을이 조성된다면 보석산업 꿈나무들에게도 산업의 면면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근본 터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열정 넘치는 팔방미인, 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무일푼으로 이리공고 야간 학교를 다니며 귀금속 일을 배운 박상권 대표이사. 그는 현재 익산 귀금속 업계 대표주자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귀금속 가공과 판매경력만 30년. 현재 15,000여개 디자인을 개발해 전국에 유통하고 있다. 여기에 제조공장과 본점매장, CGV1층, 주얼팰리스1층에 매장을 두고 있다. 올해 지방 기능경기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수상하는 등 현업에서 활약도 눈부시다. 뿐만 아니라 틈틈이 대학과 기업체 강의를 소화 중이다.


 

박 대표이사의 대표직함은 익산주얼리협동조합의 대표이사이다. 그는 2013년 PR웨딩, PR주얼리, 세광주얼리, 골드주얼리, 오메가보석 등 5개 업체를 익산주얼리협동조합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소상공인협업화사업에 선정됐고 1년 만에 전북도에서 협동조합 모범사례로 꼽혔다. 올해엔 우수협동조합으로 뽑히는 쾌거도 달성했다.


여기에 조합에서 공동으로 브랜드화한 올젬의 보석제조와 판매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직판장을 마련해 고객들의 단단한 신뢰와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 전북은행 공단지점 맞은편에 위치한 공동매장 올젬 본점은 지난 12월 오픈했다. 이곳은 귀금속 1, 2공단 내에서 유일하게 디자인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 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는 “주얼리 생산라인을 손님과 함께 돌며 디자인, 캐드작업, 사출, 주조, 3D프린터 등을 설명하면 고객이 ‘여기는 생산직판지구나’라는 믿음을 갖는다. 이게 구매력으로 바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현재 조합은 3곳의 매장을 운영하며 호남과 충청에 150여개 거래처를 확보하여 영업권을 전국단위로 확장하고 있다. 

또 올해 전북테크노파크 지역연고 전통사업에 선정돼 연구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원광보건대 귀금속디자인과와 산학협력도 하고 있다. 


특히 정부사업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 전북도에서 지원하는 스타소상공인공개 TV공개오디션에서 본선 진출 도내 6개 업체에 선정되며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조합은 3천만원 이내로 융자지원과 함께 TV홍보지원, 컨설팅지원을 받게 됐다. 오는 9월 도민 100명의 투표를 통해 최종 3개 업체에 선정되면 2천만 원을 성장지원금으로 지원받게 된다.

 

“6개 업체에 선정되고 나서 축하한다고 너무 잘했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왜냐하면 귀금속업계에서 기사가 나면 항상 ‘경기가 어렵다. 어떤 지원을 해야 된다’라고만 나오니까. 그런데 ‘익산의 보석산업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더라”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박 대표이사는 지난해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해 귀금속가공, 보석가공을 통과시키며 향후 국가인력양성의 표준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직종의 기본 틀을 설계한 것이다. 이쯤 되면 팔방미인이자 미다스 손이라 불릴 만하다.

 

현재 조합은 금속 세공업에 30년 이상 숙련된 베테랑 세공 기술자들이 다수 일하고 있다. 그 중에는 국제 기능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해외경력 전문가, 교수도 포함됐다. 그는 “기술자들의 꿈은 자신만의 샵을 운영하는 거다. 조합원으로 들어와서 주주가 되면 자기 지분을 갖는다. 그리고 여기서 일도 한다. 회사의 지분도 갖고 급여도 따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대표이사지만 판공비 한 푼 없다는 그는 조합의 이익도 운영이 될 수 있는 만큼만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매달 이용자배당을 바로 실시한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더 생각하고 조합에 부가 더 쌓일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모두 자신만의 꿈을 갖고 있기에 조합의 단합이 잘 된다는 그의 꿈이 정작 궁금했다. 박 대표이사는 “종업원지주제가 꿈이다”라며 “지금 전주, 군산에 대리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도 할 수 있고 조합 소속 내부 근로자들과 함께 법인체를 만들어서 종업원지주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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