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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장 놈’ 시장 공식석상 막말에 노조 ‘발끈’
  • 고훈
  • 등록 2015-09-10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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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시공무원노조 “망동사례 취합해 공개하겠다”

 

 

박경철 시장이 공개석상에서 시청 6급 계장 공무원에 ‘계장 놈’이라는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 시장에 망동 사례를 취합해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박 시장은 22일 안전행정국 소속 6급 이상 간부 전원을 대상으로 긴급비상회의를 소집해 정부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중앙정부를 비롯해 자치단체 등에 비상근무 체제 돌입 복무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박 시장에게 이러한 상부지침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고 이에 박 시장이 주말 비상회의를 전격 소집했다. 해당 내용은 국장이 부시장에게만 보고하고 시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날 긴급 비상회의를 통해 최근 승진한 안전행정국장에게 “지금도 과장인 줄 아느냐”며 질타한데 이어 “국장이 보고 안하면 과장이 하든지 과장도 안하면 계장 놈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 시장은 보고 누락 책임을 묻기 위해 “당장 조사감찰계장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행정국장과 행정지원과장, 시민안전과장, 총무계장에 대한 조사감찰을 하라”고 지시했다.

 

공개 회의석상에서 ‘계장놈’이라는 모독성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시청 내에선 “박 시장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자 익산시공무원노조는 2일 내부의견을 취합해 비판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익공노는 박 시장의 망동이 계속될 경우, 취임 이후 그간의 모욕적 발언이나 폭언을 한 사실들을 파악해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익공노는 성명서를 통해 “박경철 시장의 입에 담지 못할 망언과 망동에 1천4백여 익산시 공무원들은 그저 망연자실 그 자체”라며 “참으로 비통하고 비참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수십 년 공무원 생활하며 이렇게 자존심 상하는 모욕감을 던져주는 자치단체장은 처음 본다는 하소연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고 강조했다.

 

익공노는 또한 “보고 누락을 이유로 특정간부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감히 상상도 못할 모욕적인 단어들을 공식적 회의석상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시장의 모습에 공직자들은 아직까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공노는 “시장이 공직자들을 익산발전의 초석을 다질 동반자로 인식하기보다 그저 하수인 정도로 여기면서 공식 회의에서 막말을 던지고 있다”며 “공직 자긍심은 차치하고 그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익공노는 “시장의 막말과 폭언은 시민을 위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공무원들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시민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공노는 박 시장에게 망동을 당장 멈출 것을 경고하며 지금까지 박 시장이 벌인 망동의 사례를 취합해 모든 청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공노는 끝으로 “그럼에도 박 시장의 망동이 멈추지 않을 경우, 지금껏 보지 못한 강력한 투쟁으로 철저히 대응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에게 보고를 누락한 공무원에 대한 지휘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면서 “일부 과한 표현이 있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쪽으로만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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