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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금강물 혼용공급 내부 문건 결재 논란
  • 고훈
  • 등록 2015-10-21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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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필 결재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 일파만파
임형택 의원, 박 시장에게 광역상수도 맞짱토론 공개 제안

 

금강물 혼용 공급 계획과 관련한 내부문서에 박경철 시장 친필 결재가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해당 문서에 따르면, 익산시가 금강 물이 식수로 부적절하다는 것을 혼용 공급 전에 이미 알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최근 하반기 시정현안설명회에서 상수행정공무원들이 자신 대신 욕을 먹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격려의 박수까지 청해 빈축을 샀다. 시의회는 금강물 혼용 공급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위해 자체 위원회 구성 방안의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형택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을 상대로 공개 끝장토론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익산시는 지난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8일 동안 발암물질인 할로초산이 검출된 바 있는 금강물을 섞어 수돗물로 10만 톤을 공급했다. 모 지역일간지에 따르면, 공급하루 전인 15일 시는 ‘가뭄에 따른 안정적 수돗물 공급계획’을 수립해 시청 담당부서 직원부터 계장, 과장, 상하수도사업단장, 부시장, 시장에 이르기까지 결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문서에는 금강 물을 혼합생산해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해 문서에서 익산시는 대아수계의 저수율이 16.5%로 안정적 상수원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4단계로 세분화된 안정적 수돗물 공급대책을 세웠다. 1단계는 대아수계를 통한 생산 공급, 2단계는 대아수계와 금강수계의 혼합생산 공급, 3단계는 금강수계를 통한 생산 공급, 4단계는 비상급수 차량 등을 활용한 생활용수 비상급수 단계이다.

 

이에 따라 2단계 대책으로 익산시가 금강 물에 대한 수질검사를 한 결과(9월 11일), 화학적산소요구량이 8.4ppm으로 공업용수로 쓰려 해도 고도의 정수처리가 필요한 수준인 4등급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해당 문서에 금강수계는 수질저하로 안정적 정수처리를 위한 공정운영이 어렵다고 기술했다. 당시 검사도 용존산소, 화학적산소요구량, 부유물질, 암모니아성 질소, 탁도, 알칼리도 등 기초적인 항목만 있었을 뿐 발암물질 등 중금속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익산시는 할로초산이 검출된 바 있는 금강 물을 제대로 된 중금속 수질검사도 없이 최대 30% 혼용 생산하여 지난달 16일부터 8일간 10만 톤이나 시민들에게 공급했다. 이는 박 시장이 이달 5일 선결처분 기자회견에서 나포취수장을 통한 금강물은 생활용수로 공급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을 역으로 뒤집는 처사이다.

 

또한 8일 업무추진비 관련 기자회견에서 상하수도사업단이 사전 보고 없이 단독으로 시험급수를 했다는 주장, 그리고 12일 신흥정수장에서 최양옥 상하수도단장이 시장의 뜻과 반대로 금강 물을 공급했다는 주장에 수많은 의혹을 낳게 하는 지점이다.

 

더욱이 박 시장은 16일 1200여명 시민이 참석한 ‘하반기 시정현안 설명회’에서 상하수도단장과 상수도과장을 기립시켜 시민들에게 박수를 유도해 논란을 빚었다. 박 시장은 “시장이 광역상수도로 바꾸지 못해 저 대신 욕을 먹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청해 지역 여론의 빈축을 샀다.

 

앞서 박 시장은 보고 누락을 이유로 공무원들을 강도 높게 질타해왔다. 지난 8월에는 북한지뢰도발에 따른 중앙정부의 비상체제 복무지침이 보고되지 않자 주말비상회의를 긴급소집해 보고 지휘라인에 대해 누락 책임을 물었다. 박 시장은 당시 6급 계장에게는 모욕감을 주는 막말까지 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러한 점을 비춰볼 때, 박 시장이 4급수인 금강 물을 시장 보고 없이 공급했다는 직원들을 기립시켜 박수를 청하는 장면은 쉬이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시의회에서는 금강물 혼용공급과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 사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의원들 가운데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체 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의회 산업건설위는 20일 실제 저수율과 수질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아수계에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임형택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역상수도전환과 관련해 박 시장에게 공개적인 맞짱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임 의원은 16일 하반기 시정현안 설명회에서 광역상수도전환의 걸림돌로 박 시장에게 지목됐다. 임 의원은 “공조직을 동원해서 자신들 입맛대로 짜맞추기한 내용을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가 참으로 “시장이 직접 공개적인 맞짱토론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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