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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1년, 세말 구슬 꿰지 못하는 익산
  • 최태환 기자
  • 등록 2016-07-06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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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42만 명 그쳐, 공주·부여 124만 명과 대조

보이는 것은 표지석 뿐, 익산홍보 대부분은 아직도 ‘계획중’



“구슬이 세말이면 뭐하나 꿰어야 보배지. 유네스코 등재 1년 눈에 보이는 것은 표지석 하나 밖에 없다” 익산 문화계 인사의 일갈이다.


지난해 7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관람객수가 등재 이전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부여, 공주와 비교하면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대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달 30일 “익산백제역사지구 유네스코 등재(2015년 7월 4일) 이후 지난 1년 동안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방문한 관람객 수는 총 42만2823명으로 등재이전 1년 동안 방문한 33만6180명 보다 8만6643명이 증가했다”고 홍보성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는 왕궁리 유적지는 등재 전에 비해 74%, 미륵사지는 15% 증가한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경우 등재 이전에는 1년 동안 총 1401명이 방문했으나, 등재 후 1년 동안 4721명이 방문해 237%나 증가(일본, 영어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함께 등재된 부여, 공주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어서 전라북도의 자화자찬 홍보성 자료가 빈축을 사고 있다.


충남도가 발표한 같은 기간 공주·부여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방문한 관람객 수는 172만 6721명에 이른다. 이는 유네스코 등재이전 방문관람객 124만6821명보다 무려 47만9900명(38.5%)이 증가한 수치이다. 


물론 부여와 공주가 백제의 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전북도가 밝힌 8만 명 정도의 증가 폭은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대오각성과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충남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사비백제의 수도였던 부여는 75만8031명에서 97만6516명으로, 웅진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는 48만8790명에서 75만205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부여는 22만여명, 공주는 26만여명이 넘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익산은 8만여명 증가에 그쳐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유네스코 유산 활용을 통한 관광정책이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주, 부여, 익산 등 3개 도시가 유네스코 등재를 관광산업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분을 비교해 보면 익산은 ‘계획 중’, 공주 부여는 계획을 ‘실현 중’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익산은 유네스코 등재가 확실시 되던 지난 2014년과 2015년 상반기 동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익산시는 지난 달 말 “익산시 관광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및 발굴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시민들은 “등재 전과 등재 이후 차이점을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지난 1년간 익산을 알리고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사업은 기초단계 수준에 그치고, 굵직굵직한 사업은 계획단계에 머물고 있다.


익산시는 1주년을 맞아 ‘백제역사지구 세계유산등재 1주년, 첫 번째 이야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익산을 디자인하다’는 제목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청사진에는 왕궁리유적 궁궐담장 미정비 구간과 후원 정비, 미륵사지석탑 마무리 등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열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통합 안내판과 종합 안내소, 기념품 판매, 휴게시설 설치 등은 계획 중이거나 예정이다. 이른바 ‘오픈발’이라는 측면에서 익산시는 세계유산등재 1년 ‘오픈발’ 효과를 준비 부족으로 놓친 것이다.


오는 8일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식’ 축하공연 계획이 나오자 익산시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하공연에 나서는 남진, 김연자, 박일준 등의 공연이 과연 세계문화유산 도시에 걸 맞느냐는 ‘품격’ 논란이다. 


공주시가 계획 중인 공연과 비교하면 익산시는 ‘1회용 이벤트’이자 ‘대중소설급‘ 행사라 할 수 있다. 


공주시는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백제,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62회 백제문화제를 연다. 


이를 위해 공주시는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웅진판타지아 공연`과 테마별 주제를 담은 전시관인 `백제 주제관` 등 유네스코 등재 1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익산시가 대중 가수들을 불러 ‘동네 잔치’ 수준의 축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공주시는 유네스코 도시에 걸 맞는 격조 있는 ‘파티’를 추진 중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도 예산 5억원을 투입하는 서동축제를 공주시와 같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네스코 도시의 품격을 갖춘 전국적인 행사로 특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익산시의회 한 시의원은 “익산시의 준비부족은 재선거에 의한 파행운영도 있다지만 관계공무원들의 직무수행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앞으로는 1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말고 차분히 준비해 ‘유네스코 품격도시 익산’을 만들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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