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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증편에 끼워 넣은 서대전 경유
  • 고 훈 기자
  • 등록 2016-11-10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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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배분심의위 여수 목포행 각각 4편씩 경유
기존보다 45분 추가소요, 요금도 불이익 초래



국토부가 호남을 무시한채 대전만을 고려한 KTX열차를 배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호남권 반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전 정치권은 이번 선로배분에 앞서 국토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성과를 거뒀다며 환영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전북지역 정치권의 역할론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익산시의회 김민서 의원(새누리당)은 호남선과 전라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저속철로 전락될 수 있기 때문에 국토부가 허가하지 않았지만 이런 기본상식을 깨뜨린 선로배분심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선로배분심의위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서대전 경유를 기존 18편에서 24편으로 늘리고, 서대전을 경유하는 KTX를 여수와 목포까지 각각 4편씩 운행하도록 결정했다.


호남선과 전라선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해 목포와 여수 등 종착역까지 운행돼야 한다는 대전시장과 대전지역 정치권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덕분에 대전은 이번 선로배분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됐다.


대전시장은 지난 1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증편과 호남을 연결하는 성과는 대전시민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중앙부처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얻은 협력의 결과”라며 “이제는 KTX증편을 중앙부처에 요구하겠다”고 대전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대전과 달리 전북과 전남 등 호남권은 서대전을 경유하는 KTX 8편이 목포와 여수까지 운행하게 되면서 기존보다 45분가량의 시간이 추가 소요되고, 요금측면에서도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등의 불합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


덧붙여 호남의 관문인 익산역의 환승기능도 약화된다.


그간 국토부는 KTX는 고속철로를 운행해야 한다는 원칙아래 서대전역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익산역을 종착역으로 하는 KTX 18편을 배분하는데 그쳤었다.


당장 8편이 배정된데 이어 대전권은 추가 증편 요구에 나서면서 전북을 비롯한 호남권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김민서 의원은 “KTX열차가 서대전역을 경유하게 되면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저속철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호남민의 불편과 불이익이 뻔하기 때문에 이번 선로배분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단체인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도 “국토부가 1년만에 입장을 바꾼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대전을 의식하며 호남은 철저히 무시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익산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고속철도를 구축해 놓고 대전 때문에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은 있어선 안 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번 일이 더욱 확대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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