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열린마음! 열린사고! 열린사회!
  • 익산투데이
  • 등록 2017-02-08 17:02:00

기사수정
  • 익산여성의전화 부대표 김유순


익산여성의전화 부대표 김유순



“뽀드득~뽀드득 내 발자국, 동생 발자국, 할아버지집으로 세배를 갑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설이 되면 어릴 적 힘들게 살던 그 시절의 설이 생각나고 그립다. 예전처럼 배고프지 않고 음식이 남아도는 요즘에도 명절이 되면 부침에 갈비에 나물에 음식장만이 한창인 것을 보면 다들 그때가 그리운 게다. 친가와 시가모두 7남매로 그 자손들이 모여 웃고 떠들며 먹는 음식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양을 준비해야하고 설거지며 후식을 내고 함께 나누는 일들이 바쁘기는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함께 전을 부치겠다고 팬 앞으로 다가앉는 시동생이나, 누나들과 아내는 너무 힘들었으니 설거지는 본인이 하겠다고 나서는 40대 중반 남동생을 말리지 않고 박수치며 좋아하는걸 보면 설풍경이 좀 바뀌기는 했다.


익산시 인사발령에서도 이런 바뀐 풍경을 볼 수 있다. 작년 여성 부시장을 시작으로 지난달 4급서기관인 복지환경국장에 여성이 발령 났다. 이런 고위직 여성 공무원 발령이 특별한 뉴스가 된다는 것 자체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반증이지만 그래도 이런 변화는 축하할 일이다. 부디 보여 지는 비율보다도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변화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개인적으로는 90년도 중후반에 <여성학개론>이나 <성역할과 여성>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함께했던 모임에서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삶을 그리기 시작했었다.


일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양성평등의 문제야말로, 지금도 사회변화와 자기변혁을 이끌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실천자로서 저기 밑바닥 뿌리부터 심장부까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다.


미래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억압을 정당화하는 패러다임을 깨는 것에서 좌우된다. 이러한 의식구조의 해체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건설할 통찰은 현재로선 여성들에게, 소수자들에게 그리고 비가시화된 주변부에 있다. 양성평등 의식과 실천을 담보하지 못하는 기획들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때문에 지자체들도 성인지예산 비율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사후에 비율을 맞추기 위해 분석하고 정책을 마련해 집행하는 거꾸로 되짚어가기 방식보다는, 현실에서 그 주체들이 필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 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만족도가 높은지, 꾸준히 사전조사하고 결과를 모니터링 하는, 소통하는 지역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성인지예산제도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에서 남녀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여 남녀 차별 없이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즉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고 여성과 남성의 요구와 관점을 고르게 통합하여 의도하지 않는 성차별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필자 약력
-익산여성의전화 부대표
-전 열린익산여성회 회장
-신황등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
-익산평통사 자문위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