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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비료공장 시료채취 거부 익산시는 뒷짐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7-09-06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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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역학조사도 문제

30~31일 시료채취 시도, 업체는 거부에 자리비우기
익산시 “협조 안 하면 방법 없어, 전화도 안 받아”


집단 암 발병으로 1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투병중인 함라 장점마을의 암 발병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암 발병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비료공장이 시료채취를 거부하고 있지만 익산시는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와 장점마을 주민대책위는 지난 달 30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비료공장을 찾아 시료 채취를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 됐다.


해당 비료공장은 30일 민간조사단체 방문 시료채취를 거부한데 이어 31일 익산시 시료채취를 위한 방문에는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주민 대책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시설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장점마을 암 발병지로 지목되고 있는 해당 업체가 시설개선을 통해 발병원인을 인멸한 경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과 해당 업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작업은 어려워지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책위는 증거 인멸 전 시료채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시료채취를 거부하고 있지만 익산시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해당 업체 관계자 입회 없이 시료 채취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만약 해당 업체 관계자 없이 시료 채취를 할 경우 주거 침입 등의 법률적 요소가 발생하고 증거력에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가 지금처럼 입장을 견지할 경우 법적 강제력이 없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 관계자는 “협조 안 하면 방법이 없다, 전화도 안 받는다”며 “지속적으로 이해와 설득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시 관계자의 이런 입장은 해당업체만 바라보는 것이어서 시료 채취는 난망한 상태이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보면 해당업체는 시설개선을 통한 증거 인멸의 기회를 주는 셈이어서 장점마을 대책위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장점마을 대책위 죄재철 위원장은 “시에서 법적 자문을 받아 준다는 등 말은 하고 있지만 공장한테 놀아나는 것인지 짜고 치는 것인지 공장은 너무 당당하다”고 말하며, “이런 식이면 10월로 예정된 환경부 역학조사도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환경부 역학조사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이번 비료공장 거부는 민간단체가 해서 그렇고 환경부는 국가기관이어서 상황이 다를 것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틀간 시료채취 시도에서 익산시 관계자가 직접 방문해 하루만 시료 채취를 했다는 점은 행정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비료공장의 이런 태도는 시설개선을 통한 증거인멸 시간 확보, 현장 방문 시료채취 과정에서 비료공장 관계자가 입회하지 않을 경우 소송이나 행정처분 등에서 증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책위 측의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장점마을 암 사망자는 최근 1명이 늘어 13명이 됐다. 장점마을에서 10여년 거주하다 옆 마을로 이사한 박모(77) 씨가 최근 사망했다.


이로써 장점마을 주민 80여명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고 투병중인 암 환자는 11명이 되었다.


암 발병도 다양하다. 폐암을 비롯해 간암, 췌장암, 위암, 피부암, 대장암 등이 발병하면서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를 규명해야 할 작업은 해당 비료공장의 비협조로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해당 비료공장은 현재 전기를 끓고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이 공장에 대해 1명이 상시 감시하고 있지만 주야로 감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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