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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교수 제자 성폭행 의혹…전격 사직처리
  • 김도현 기자
  • 등록 2018-03-21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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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 의혹 제기, 당시 이 문제 동료 교수와 논의했으나 침묵

해당교수 사직처리 비판 여론, 피해 여학생 처벌 원하나 신분 노출 꺼려


원광대학교 교수가 제자를 성폭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성폭행 교수로 지목되고 있는 해당 교수는 의혹 제기 8일 만에 사직처리 돼 해당 교수 봐주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원광대학교에서 3년여 근무했던 계약직 외국인 교수가 자신이 근무했던 학과 여학생이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지난 6일 해당 학과 교수들에게 보내면서 의혹 제기는 시작됐다.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해당학과 교수는 의혹 제기 8일 만인 지난 14일 사표가 전격 수리 됐다. 그러자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교수를 사표 처리한 것은 대학 측이 봐주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표가 아니라 진상 조사를 통한 파면 등 중징계 사안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 교수가 해당 학과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영문의 메일은 “제가 원광 대학교에서 몇 해를 지내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이를 다시 떠오르게 합니다. 특히, 한 교수가 여학생에게 밤중에 자신이 혼자 있고 아프니 집으로 약을 가지고 오라고 한 사건 (게다가 한 번 이상) 이 떠오릅니다”로 시작 된다.


이어서 외국인 교수는 “그 여학생은 교수와 성적인 관계를 학과장에게 눈물을 흘리며 털어 놓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또한, 당신들의 집단적 무반응도 생각이 나네요”라고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당시 성폭행 의혹을 해당 학과 학과장에게 털어놓았지만 사건을 덮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국인 교수는 이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세요. 만약 어떤 여학생이 이러한 이야기를 자신의 모국어도 아닌 언어로 외국인에게 털어놓을 정도라면, 그 여학생의 당신들에 대한 신뢰가 도대체 어느 정도 일까요?”라고 반문하는 대목에서 해당 학과 교수들을 완곡하게 질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학과 교수들이 성폭행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 침묵했다는 지적과 함께 성폭행 당한 여학생에 대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외국인 교수는 “여러분. 여러분. 그리고 저는 당신들이 이 일화들과 또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일화들을 제가 아는 것보다 훨씬 자세히 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여러분들이 이러한 일을 당한 학생들을 위해 윤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물론 침묵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하며, “나로서는, 이 주제에 대한 나의 상대적 침묵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이 문제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이런 문제를 바꾸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게 하고, 미래에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할 확률을 줄이고, 아마 저의 양심을 조금이라도 되찾고 싶은 저의 뒤늦은 노력입니다.”라며 메일을 보낸 배경과 당시 침묵했던 자신에 대한 회한을 피력했다.


외국인 교수는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행운을 빕니다. 그런 일을 당한 여학생에게는 더욱 더”라며 여운을 남겼다.


외국인 교수의 메일을 받은 해당 학과 한 교수는 성폭행 교수가 누구냐는 답장 메일을 보낸다. 그러자 외국인 교수는 성폭행 당사자로 지목되는  A교수의 실명과 성폭행 피해 여학생의 이름을 밝힌다.


그러면서 외국인 교수는 당시 해당 학과장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논의 내용을 문서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답장을 보낸 교수가 진상을 알고 싶다면 피해 여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것을 제안했다.


한편 피해 여학생은 졸업 후 결혼 해 아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피해 여학생은 해당 교수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으나 자신의 신분이 밝혀지지 않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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