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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과 술집 여성의 이미지
  • 편집국
  • 등록 2018-04-18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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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희 / 익산여성의전화 회원


대중문화 속에 나타나는 여성의 이미지가 남성에 비해 차별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대중문화가 여성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화나 TV,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 등에서도 남성적 시선의 대상으로 여성의 모습을 보여 준다.


얼마 전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오갈 데 없어진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는 우연히 17년 만에 헤어진 엄마 인숙과 재회하고 동생 진태와 마주한다.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진태. 캐나다로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꾹 참기로 결심한 조하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영화다. 가족애를 느낄 수 있으면서 서로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두 형제와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두 여자의 인생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주인숙과 수정의 모는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주인숙은 남편의 폭력에 못 이겨 조하를 두고 자살을 결심한다. 자살하려고 찾아간 한강 다리에서 두 번째 남편을 만나게 되지만 홀로 식당일을 하며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진태를 극진하게 돌보며 살아간다.


또 다른 한 여성, 술집을 하는 수정의 모는 고급승용차와 화려하고 여유로운 삶을 산다. 한 여성은 자신의 삶보다는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한 여성은 자신의 삶을 우선시 하며 사는 모습은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인숙은 같은 여성이면서도 그런 수정의 모를 무시하며 여성비하의 발언을 한다.


수정의 모가 술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수정은 엄마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진태를 친남매처럼 의지한다. 고등학생인 수정은 가끔씩 진태에게 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장면도 나온다. 은연중에 영화 속에서 술집을 하는 엄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술집여성으로 묘사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차별적인 모습이다. 술집은 누구를 상대로 하는 것이며 담배를 피우며 화려한 외모로 등장하는지, 같은 여자인 인숙 또한 그런 수정의 모를 무시하고 비하한다. 남성들은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 살짝 보여주는 장면이다.


불법 노래방 도우미로 살기도 하고 술집에 나가기도 하는 한 부모가정 여성은 자신이 같은 여자들에게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것을 모른다. 여성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다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로 나누어 위계화 시킨다.


아버지의 존재는 어디로 갔는지 사리진 채 어떤 역경에도 어머니는 아이를 지켜야한다는 모성신화를 강화시키는 영화는 여전히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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