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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익산시체육회 예산 전액삭감 후폭풍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1-09 11:56:00
  • 수정 2019-01-09 12: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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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명 이사진 전원 해임, 체육진흥과장 대기발령

 익산시체육회 올 해 운영 예산이 전액 삭감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면서 당장 체육회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익산시의회가 체육회에 대한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에 따른 예산 삭감으로 급기야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되는 파행이 이어졌다.

 

익산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달 21일자로 전 송규원 체육진흥과장을 행정지원과로 대기발령 인사를 조치하고 시 체육회 문제점 등 자체감사를 실시했다.

 

자체감사는 익산시체육회에 대해 제기되었던 문제점 및 익산시의회서 지적한 사항들에 대해 자체 감사부서 및 관련 국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에 앞서 익산시체육회 운영과 관련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철원) 소속 재선급 5명의 의원들은 지난해 10월 19일 열린 제212회 익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폐회식 때 작심한 듯 ‘조직구성원 인사보조금 집행 및 정산 익산시 관리태만 문제’ 등에 대해 릴레이식 5분 발언을 통해 따진바 있다.

 

주된 내용으로 불법·부당한 임원진 구성, 미인준 이사들의 의결 및 회비 납부, 전국체전 서포터즈 예산으로 사업지원과장 급여 지급, 수혜대상을 알 수 없는 특별회계 집행내역,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익산시 체육진흥과의 감사자료 미제출 등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체육진흥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회의 불법·부당 운영행태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감사를 통한 임원진 구성에서부터 직원 인사, 예산 집행 관리 등 전반에 걸쳐 그 동안 감춰왔던 문제점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익산시체육회 규약은 이사를 30명 이상 50명 이내(회장, 부회장, 사무국장)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사회비 납부현황에 따르면 부회장이 18명이고 이사가 65명으로 총 83명이다. 게다가 이사는 전북도체육회 인준을 받아야 함에도 정식인준을 받은 이사는 33명뿐이다.

 

또 전국체전 대비라는 이유로 파견된 익산시청 공무원은 체육회 총무기획 업무를 맡고 있었고, 체육회 사업지원과장의 경우에는 소속은 체육회이면서도 급여는 익산시 전국체전담당관의 서포터즈 예산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예산의 경우에도 체육회가 특별회계로 편성해 사용하고 있는 이사회비가 회비규정에 따라 전방위에 걸쳐 아무 제한 없이 사용되고 있는데도 익산시가 지급하는 보조금과 중복되거나 수혜대상을 알 수 없는 집행내역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익산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윤영숙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결과 익산시체육회는 지금 그 존립 근거와 기능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방만하고 불법·부당한 운영을 일삼고 있고, 익산시 체육진흥과는 관리감독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상급기관인 전라북도체육회와 보조금을 지급해 체육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익산시 체육진흥과에 그 책임이 있고, 보다 근본적인 책임은 익산시체육회의 최고책임자인 익산시체육회장에게 있다”고 성토했다.

 

강경숙 의원은 “부당하게 추가 위촉돼 인준을 받지 않은 50명의 임원들이 한 체육회 이사회의 의결사항은 모두 원천 무효이며, 결정적 하자로 인해 향후 법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시의원이 당선 교부증을 받지 않고 회의에서 안건을 승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정당성을 부여받고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임형택 의원은 “전국체전 대비를 이유로 파견된 공무원 2명은 체전준비와는 거리가 먼 체육회 총무기획 업무를 맡고 있고, 오히려 전국체전 서포터즈 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기간제 형식으로 채용된 인력이 전국체전 지원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 인력을 위해 익산시에서는 익산시체육회 보조금 예산과는 별도로 전국체전 서포터즈 지원 예산을 민간경상보조금으로 추가 편성해 지급했다”며 “이중 대부분이 서포터즈 지원뿐만 아니라 익산시체육회 3개 과 조직 가운데 가장 큰 과를 맡아 실제적으로는 익산시체육회 주요 보직자로 일하고 있어 결국은 사람 1명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부적절한 예산 사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돈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의원은 “익산시가 체육회에 운영비와 사업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시청 공무원 파견해 체육회 업무가 공공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면서 “전북도 승인을 받지 않은 체육회 이사가 불법이라면, 그 이사들의 대의원 대회는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며 그곳에서 의결한 체육회의 예산집행과 결산이 모두 성립 근거가 없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박철원 위원장은 “총체적 난국 속에 있는 체육회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한 뼈를 깎는 고통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이기에 대단히 침통하고 개탄스러운 심정”이라며 “우리 위원회에서는 익산시체육회의 불법·부당한 업무행위와 이에 대한 관리를 게을리 한 익산시 행정의 무능을 시정하고자 함이고, 체육회는 정치의 논리가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체육을 위한 논리로, 정치인이 아니라 체육 전문가를 통해 운영돼야 한다. 때문에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시행하고 체육 및 행정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쇄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산시체육회 경과보고

◯ 2018. 10. 19 :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 익산시체육회 운영관련 릴레이 5분 발언
◯ 2018. 10. 19 : 익산시, 익산시체육회에 관한 자체 감사 실시
◯ 2018. 10. 26 : 체육회 임원 정비 방안 의회 보고
◯ 2018. 10. 29 : 익산시체육회 임시대의원 총회 소집요구
◯ 2018. 11. 8 : 익산시체육회 임시대의원 총회 개최(부회장 및 이사 선임)
◯ 2018. 11. 12 : 도체육회 임원 임준
◯ 2018. 11. 29 : 익산시체육회 지도·점검 결과 통보 예정
◯ 2019. 2 : 정기대의원 총회 보고(예정)

 

이뿐만 아니라 허위공문서 작성·횡령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총체적 난국을 겪는 등 진통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익산시체육회가 출장비를 부당 청구하고 타인 견적서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등 근거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또 여름 어린이 풀장과 관련해 100만 원 이상 공사나 물품 구입의 경우 2개 이상의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야 하지만 1개 업체 견적서만으로 진행한 사업이 5건으로 모두 2500여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이사회가 부담한 자부담 800여만 원에 대한 사업도 타인 견적서가 빠져 있어 체육회가 익산의 한 기획사와 단독으로 계약을 맺은 것.

 

그러나 체육회 관계자는 풀장 운영 중 돌풍이 불어 급하게 차광막을 의뢰하면서 견적서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체육회 과장 자리가 공석이 빚어진 뒤 공개채용이 아닌 내부인사로 이뤄져 체육계 안팎에서는 불만과 함께 인사채용의 따른 구설수에 올랐다.

 

공개채용으로 뽑아야 하는 과장직을 전 사무국장이 직함만 변경하는 절차가 규칙도 규정도 없는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지만 체육회 내부는 정당함을 주장했고, 익산시에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보직 변경을 체육회가 마음대로 정해 절차를 무시한 밀실인사라는 비난이 있었다.

 

특히 상급부서인 익산시 체육진흥과는 인사 문제는 체육회 내부 문제로 시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해명을 하기도 했다.

 

각에선 “체육회 조직이 시장 선거와 빼놓을 수 없는 관계로 익산시가 쉽게 건드릴 수도 없고 무시할 수 없는 표밭으로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같다”는 해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당장 비상에 걸린 익산시체육회, 전액 예산 삭감으로 이달부터 직원 4명의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을 지출하지 못하게 됐다.

 

시는 1월부터 체육회를 비상체제로 운영할 계획으로, 시가 파견한 직원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체육회 이사진도 새로 구성한다.

 

앞서 체육회는 정기총회에서 83명의 이사를 전원 해임하고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갹출한 회비로 당분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김충영 익산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체육회는 아직까지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체육회를 담당하는 과에서조차도 그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체육회 운영 예산을 전액 삭감하게 됐다”고 이유를 들었다.

 

한편 정헌율 시장은 지난 3일 신년기자회견서 “체육회와 관련 많은 문제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와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 소년체전과 장애인소년체전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조만간 체육회 관련 방침을 확정 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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