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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동 녹물은 서막에 불과…노후 상수관 교체비용 `제로`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6-12 10:08:00
  • 수정 2019-06-12 1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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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상수도 노후관로 전체의 40% 차지, 상수관교체 2,500억원 필요
시, 정부지원·요금인상 언급, 한치 앞도 못 본 상수도행정은 직무유기

 ▲ 지난달 팔봉동 기안아파트와 그 일대 3400여 가구는 노후관에서 녹물이 발생해 나흘 동안 단수조치가 내려져 주민들은 생수로 연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익산투데이
▲ 지난달 팔봉동 기안아파트와 그 일대 3400여 가구는 노후관에서 녹물이 발생해 나흘 동안 단수조치가 내려져 주민들은 생수로 연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익산투데이

 

최근 팔봉동 노후 상수도관으로 인해 녹물이 발생해 단수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익산시는 20년 이상 노후 상수도관 교체에 2,500억원이 필요하지만 적립금은 제로, 급기야 요금 인상을 언급하고 있다.

 

익산시의 이러한 언급은 그동안 상수도 행정이 주먹구구식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풀이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상수도관 노후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 때문에 적립금 마련 등 꾸준한 대책이 당연히 마련되어 있어야 하지만 교체 예산 적립은 제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교체가 필요한 20년 이상 노후관은 636㎞로 익산시 전체 관로의 약 40%에 달하며, 이를 교체하기 위한 비용은 약 2,500억 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후 상수관을 교체하기 위한 적립금은 제로인 상태로 예산 마련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익산시 최양옥 상하수도사업단장은 언론브피핑을 통해 “현 상수도요금은 서민 생계에 도움을 주기위해 요금을 동결했지만 현실화율이 75.0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설투자에 대한 예산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노후 상수관 교체에 따른 2,500억 원은 지자체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국고지원을 받아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던지 수도요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단장의 발언은 국고지원을 받거나 아니면 수도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오는 22년부터 노후상수도 시설 개량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을 기존 군 단위에서 시 단위까지 확대해 최대 50%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익산시가 얼마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령 최대 50%를 지원 받는다 해도 나머지 50%인 1,250억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적립금은 제로 상태여서 노후 상수도관 교체는 요원하다 할 수 있다.

 

결국 수도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최 단장은 이를 언급한 것이다.

 

익산시는 상수도 공급체계가 이원화 되어 대간선 수로를 통한 자체정수를 통해 저렴한 원수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요금은 전북 타 지자체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으로 수도요금 경쟁력은 타 기초단체에 비해 월등하고 적립금 마련도 쉬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수도요금을 편성해 노후 상수도관 교쳬 비용을 적립해 왔다면 녹물로 인한 단수사태와 2,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교체폭탄은 피할 수 있었다.

 

익산시가 서민경제를 운운하며 2007년 이후 12년간 요금을 동결하고 요금 현실화율이 75%에 그침으로 인해 적립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은 한치 앞도 보지 못한 무대책 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시민 A씨는 “하다못해 아파트 자치회도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해 승강기를 보수 또는 교체하고 페인트를 칠하는 등 대책 마련을 하는데, 인구 30만 도시에 1,572km에 달하는 상수도 관로를 관리하는 행정이 교체비용 제로를 운운하며 이제야 ‘요금인상이 답이다’는 식의 입장을 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직무유기다”고 질타했다.

 

노후관 교체를 위한 적립금이 없는 익산시는 일반회계에서 예산을 빌려오는 차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특별회계로 운영되는 상하수도 행정이 이제야 시민이 써야 할 일반예산을 차입하겠다는 입장도 비판 받아 마땅하다.

 

최 단장은 “상수도요금을 인상하지 않아 노후관 교체를 위해 적립할 예산이 없었던 것은 인정한다”며 “당장 내년부터 일반회계에서 100억원 가량을 빌려오는 등의 전출금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정부 지원금 규모도 요금인상도 확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노후 상수도관 교체에 대한 확실한 계획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 따라서 급격한 요금인상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서민경제에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편 지난달 팔봉동 기안아파트와 그 일대 3400여 가구는 노후관에서 녹물이 발생해 나흘 동안 단수조치가 내려져 주민들은 생수로 연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정수기 필터교체, 세탁하던 옷감 등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피부병 등 주민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익산시는 녹물발생으로 인한 피해도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것에서 익산시 전체 관로의 40%가 20년 이상 된 노후관로이기 때문으로 익산시의 대책 없는 행정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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