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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종강세"…다문화가족 비하한 정헌율 시장 `몰매`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6-25 14:13:00
  • 수정 2019-06-25 15: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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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이주단체 25일 익산시청서 기자회견
정헌율 익산시장의 자녀 모독 발언…이주민 당사자에 공개사과 요구
“용어 선택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혐오발언 책임지고 사퇴하라”
정헌율 시장 “익산시를 1등 다문화 도시로 만들어 사죄 하겠다”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이주여성들이 시장직에서 사퇴하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정헌율 시장이 집회 현장에 나타나 이들을 향해 사과를 했지만 이주여성들은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5개 이주단체는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 정헌율 익산시장 규탄한다”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사과의 의미로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정 시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주단체는 회견문을 통해 “지난 5월 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 운동회’ 축사에서 정헌율 익산시장은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당신들은 잡종이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며 “정 시장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자, 정 시장이 직접 나와 사과를 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자, 정 시장이 직접 나와 사과를 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또 “이러한 발언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의 발언이라는 인식을 못한다는 점”이라며 “익산시장과 공무원들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즉각적인 사과가 없었다. 여론을 통해 문제가 되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더욱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했다. 평소 정 시장이 다문화가족과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깊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의 항의 행동이 예고되자 지난 20일에 발표한 사과문도 차별적인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사과문에서 다문화 가족 아이들이 머리가 좋다는 덕담의 표현이었다면서 단순히 용어선택이 적절하지 못했고, 한국 국적으로 자라는 다문화가족 자녀 전체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대상일 수 없는데도 자녀의 특수한 점을 강조하고 자신의 업적을 늘어놓는 방식은 형식적인 사과문의 전형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정 시장의 발언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며 “여기에 참여한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이주민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전라북도에서 가장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히 말실수로 취급하고 있다”며 “다문화가족의 일상적으로 차별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지자체는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행정을 구현할 책무가 있기 때문에 인권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의 향상을 위해 지자체 수장과 같은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교육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 시장의 발언과 같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 시장 같은 발언은 처벌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자, 정 시장이 직접 나와 머리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이주단체가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발언 한 것에 사퇴를 요구하자, 정 시장이 직접 나와 머리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이같이 이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헌율 시장이 집회현장을 찾아 “다문화 인식교육과 다문화가정 지원정책 등을 마련해 전국에서 1등 가는 다문화도시로 만들어 그것으로 사죄를 대신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이주여성들은 “시장부터 다문화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 “시장의 자식이 외국나가서 ‘잡종’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느냐”, “시장 자격이 없으니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과열 양상을 띄기도 했다.

 

이후 이주단체들은 오후 2시 정헌율 시장의 소속 정당인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을 찾아 정 시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은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다문화가족·건강가정지원센터협회, 한국이주여성연합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5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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