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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시장 발언…시민의 명예와 자존심도 추락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7-03 10:00:00
  • 수정 2019-07-03 1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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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행복한 품격도시 익산’ 슬로건, 시민들 “민망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4만5천명 참여, 시청 홈피·SNS 비난 쇄도
정헌율, “다문화 감수성 바닥 처절하게 반성” 다문화시책 발굴 주문

 ▲ 지난달 28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한국이주여성연합회를 포함한 14개 단체가 ‘차별에 기반 한 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 익산시장 규탄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규탄행동은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이후 국회의사   ⓒ익산투데이
▲ 지난달 28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한국이주여성연합회를 포함한 14개 단체가 ‘차별에 기반 한 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 익산시장 규탄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규탄행동은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이후 국회의사   ⓒ익산투데이

 

정헌율 시장의 다문화가족 발언이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하면서 다문화 가족은 물론 익산시민들의 명예와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주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사과와 함께 인권교육을 받고 다문화가족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태는 쉬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 주 국회 앞, 익산시청 등지에서 규탄대회를 여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는 등 규탄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 시장의 소속 정당인 민주평화당은 정 시장의 발언에 대해 도당 차원에 이어 지난 1일 중앙당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민주평화당은 3일 정 시장을 출석시켜 사태 파악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잡종강세, 튀기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정 시장은 지난 달 27일 익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그동안 다문화가정 당사자의 입장에 있지 못하고 다문화 감수성이 바닥 수준이었던 것에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 시장은 이어 “앞으로는 우리 지역에서 다문화가족이 이런 유사한 사례를 당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지난 25일 시청에 방문한 이주여성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우리 지역의 다문화가족에게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맞아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정 시장은 이와 함께 “당분간 자숙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불필요한 대외 활동 중단과 SNS 활동도 중단해 통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며 “이런 사태가 재발 되지 않도록 다문화인권교육도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시장의 페이스북에는 500여개가 넘는 비판 글이 넘쳐났다.


 ▲ 지난달 28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한국이주여성연합회를 포함한 14개 단체가 ‘차별에 기반 한 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 익산시장 규탄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규탄행동은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이후 국회의사   ⓒ익산투데이
▲ 지난달 28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한국이주여성연합회를 포함한 14개 단체가 ‘차별에 기반 한 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 익산시장 규탄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규탄행동은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이후 국회의사   ⓒ익산투데이

 

맞춤법이 맞지 않는 글도 상당해 이들 글의 작성자가 다문화 가족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2일 14시 현재 4만5,334명이 참여했으며, 익산시청 홈페이지도 비판 글이 넘쳐나고 지상파와 종편 등이 집중보도한 기간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헌율 시장은 지난 1일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전 부서에 다문화와 관련해 발굴 가능한 시책들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올 하반기 동안 다문화사회 이해 증진과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총 5회에 걸쳐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다문화 인권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공무원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교육개발원 김진희 박사를 초청해 ‘다문화인권과 다문화사회에 필요한 공직자의 역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정 시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재선거에 이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 시장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인종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내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둔 현 시점은 단체장으로서 상종가를 구가할 절호의 기회였지만 인종비하발언으로 그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민주평화당의 전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민주당 입당이라는 물실호기도 놓쳤다는 평가이다.


3선 도전이라는 절대명제 앞에 여러 기회를 스스로 날린 셈이다. 


정치적 구도 외에 익산시민의 눈길도 싸늘해졌다.


시민 A씨는 “‘시민이 행복한 품격도시 익산’이라는 정 시장 슬로건은 인종비하발언으로 민망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사람의 품격은 말과 행동으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정 시장의 발언은 그의 품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고 비판했다.


시민 B씨는 “포털에 올라온 댓글 가운데 ‘익산 시민들은 어떻게 저런 사람을 시장으로 뽑았는지 한심하다’라는 내용이 자주 보여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외부 지인들이 전화를 걸어와 조롱 섞인 말을 건네면 허탈한 웃음뿐이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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