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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를 2급수라…불안감 조장하며 광역상수도 전환?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7-10 10:16:00
  • 수정 2019-07-10 1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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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원, 대간선수로 수질 2급수 발언 논란
개방형 대간선수로 오염 취약, 가뭄 시 안정적인 물 공급 차질 주장
대간선 수로 원수 1급수 유지, 66년간 단 한 번도 단수사태 없어
광역상수원 전환 시 원수 가격 대폭 인상, 수도요금 인상 불가피

 

 ▲ 지난달 26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린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원이 익산시의 수돗물 현재 상황을 피력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 지난달 26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린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원이 익산시의 수돗물 현재 상황을 피력하고 있다.   ⓒ익산투데이

 

“대아수계 원수 자체는 1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간선수로를 통하면서 2급수로 변하고 있다. 대간선수로 옆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어 그로 인한 오염원이 심각하기 때문에 현 상태라면 개선책을 충분히 논의해 봐야한다”


지난달 26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린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익산시의회 박종대 의원이 익산시로 공급되는 대간선수로 원수가 2급수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익산시민이 먹는 물은 대간선 수로를 통한 원수와 광역상수도를 통한 원수 공급,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비율은 대략 5.5대 4,5이다. 비용은 대간선 수로 원수가 광역상수도 원수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박 의원의 주장은 상수원 원수가 대간선수로를 통과하면서 2급수로 악화되기 때문에 광역상수도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개최된 공청회는 참석 패널 5인 모두가 광역상수원 전환 쪽에 무게를 두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의 2급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대간선 수로를 통과해 정수장에 도착한 물은 1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익산시상하수도사업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의 2급수 운운은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한 불안감 조성차원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익산시는 시민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라는 이유로 연구용역을 발주 하는 등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 달 개최한 공청회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문제는 비용이다.


특히 광역상수원 전환 시 수도요금은 원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상당부분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역상수원 전환을 추진하는 측은 자체 정수장인 금강정수장이 1953년에 지어져 65년이 경과했고, 신흥정수장도 1974년에 지어져 44년이 흐르는 등 시설노후화로 전면적인 개보수가 필요해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와 함께 개방형 농업용 수로로 공급되는 37km 대간선 수로는 개방형 노출 콘크리트 박스여서 주변 오염원에 취약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더불어 대간선 수로를 통한 원수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아댐은 6개월간 비가 내리가 않을 경우 저수지가 고갈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하지만 익산시민들은 신흥정수장과 금강정수장 등을 통해 물을 먹고 있지만 지난 66년간 단 한 번도 단수사태를 빚은 적이 없다.


또한 대간선 수로 물은 광역상수원에 비해 원수 가격이 현저히 싸 전북에서 가장 저렴한 물을 먹고 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익산시는 매일 수질검사를 하고 있으며 대아수계 원수 자체는 1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간선수로를 통하면서 2급수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용도수관로 설치와 고도처리 등인데 전용도수관로는 수질오염이 개선되고 약품비가 절약되지만 사업비에 따른 재정부담과 고도처리시설은 190~24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 광역상수도 전환은 생산시설 폐쇄로 인건비가 절감되고 현 시설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광역상수도 전환을 설파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비용부담 당사자인 시민에게 요금인상의 투명한 정보제공 및 충분한 공론화도 이루지 못한 채 익산시와 익산시의회의 결정만으로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 이미 시행한 시내 전역의 생활하수관거공사(BTL)로 인해 생활하수 요금을 시민들에게 매년 인상해야 하고, 여기에 수도 요금 또한 가구당 매월 5천 원 가량의 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민들 가구당 수돗물 사용량은 매월 평균 20톤 내외로 3∼4만원의 수돗물 값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대간선 수로 물을 광역상수원으로 전환하면 1년에 원수 비용 60억원 가량이 늘어나면서 상수도 요금 인상은 자명한 것이 현실이다.


익산참여연대 이상민 사무처장은 "박종대 의원이 대간선수로 수질이 2급수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익산시는 대간선수로 수질이 1급수B등급인 공식 입장이 있음에도 박 의원이 2급수를 주장한다면 책임 있게 근거를 제시하든 그렇지 못하면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최근 익산시가 수질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수질 불안 등을 조성하면서 명분을 만드는 모습이다"며 "최근에 갑자기 나빠졌다는 근거도 없는데 그렇다면 그동안 시민을 속였거나 광역상수도 전환이라는 시의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내용 흘리기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종대 의원은 "대간선수로의 수질이 2급수라고 발언한 것은 전체 수질을 보고 말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항목 중 일부 항목의 수치가 2급수에 해당하고 2급수로의 전환단계를 설명한 것"이라면서 "개인 소견이 아니라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으로서 현재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여러 가지를 제안한 것일 뿐 다른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현재 대간선수로의 문제점을 말하면서 마치 광역상수도 전환을 정해놓고 익산시 상수원의 단점만을 말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객관적 자료를 원하면 언제든지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 박모 씨는 “익산시 광역상수원 전환 추진에 비판과 견제 기능을 담당해야 할 익산시의회 의원이 도리어 전환에 앞장서는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익산시는 통과의례가 아닌 진정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익산투데이는 광역상수원 전환 관련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다룬 바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TV 익산투데이’를 검색하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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