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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시장 선거법위반 3차공판, 인사권자 명운 쥔 공무원 증인들 ‘진땀’
  • 고훈
  • 등록 2014-12-09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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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 “행정과 조달청 시스템, 원칙대로” VS 변 “부정 개연성” 강한 의구심


박경철 익산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3차 공판은 두 가지 공소사실 중 소각장 관련 발언의 허위성과 시공사 선정의 부정 개연성 등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3명 모두 현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인사권자(시장)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는 증언을 솔직하게 할 수 있을지가 우려됐지만, 이들 모두 양측의 껄끄러운 질문에도 비교적 담담하게 답변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3명 모두 소각장 건설공사의 시공사 선정 턴키입찰을 전후로 익산시 청소과에 근무하면서 이 사업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이다. 이런 직무 연관성 때문에 이들의 증언 하나하나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5일 오후 4시 열린 3차 공판에서 검찰측은 증인들로부터 소각장 시공사 선정 과정이 부정 없이 행정과 조달청 시스템에 의해 원칙대로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진술을 이끌어내며, TV방송에서 한 피고(박경철 후보)의 발언이 근거 없는 허위의 발언임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증인들 모두 “평가위원 풀 명부를 철저하게 관리할 뿐만아니라 최종 평가위원은 입찰 당일 아침 일찍 감사과 참관아래 입찰 참가업체들이 직접 뽑기 때문에 부정의 여지가 없다”며 “평가위원의 적격심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시는 순위만 정해 그대로 조달청에 넘기고, 최종업체 역시 가격평가를 합쳐 조달청에서 선정하기 때문에 시스템상 부정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변호인 “부정 개연성” 의구심
반면 변호인측은 소각장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적격심사기준을 유리하게 하거나 민간평가위원의 명단을 유출하는 등의 부정 개입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이에 대한 정황 진술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

 


변호인은 소각장 적격심사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10명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대우건설에게 1위 점수를 준 점과 당시 소각장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 보도 등을 부정 개연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700여명의 풀 평가위원을 5배수(50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당시 청소과장 이모씨가 단독으로 이 전 시장의 결재를 받아 추진한 점에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평가위원 풀 명부 관리와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대상자, 소각장 실무자가 갑자기 업무에서 배제된 배경 등에 대해서도 변호인의 질문이 집중됐는데, 이 과정에서 증인간 진술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모 증인(당시 실무자‧7급)은 “상급자가 관리해 잘 모른다”고 진술한 반면, 신 모 증인(당시 계장‧6급)은 “풀 명단은 실무자 이모씨 컴퓨터에 보관했고, 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실무자(이씨) 포함한 계장(신씨), 과장(이씨‧5급) 등 3명이다”고 증언했다.

 


소각장 실무자가 갑자기 업무에서 배제된 배경에 대해서도 신 모 증인은 “업체와 관련이 있다는 말들이 돌아 업무에서 손을 떼게 하고, 계장이 직접 하라고 했다”고 증언한 반면에 이 모 증인은 “업무가 늦어져 부득이 평가위가 연기됐는데, 이로 인해 감사과로부터 질타(훈계)를 받았다. 직무정지나 징계는 당한 사실이 없고, (업무배제는)업무분장이 바뀌어 매립장 관련 다른 업무를 한 것이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은 민선 3기 채규정 전 시장이 코오롱건설에서 소각과 매립을 공동처리 할 수 있도록 시공한 파주 소각장(스토커방식)을 견학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에 주목하며, 민선 4기 이한수 시장이 취임 이후 분위기가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옥 모 증인(소각장 업무 초기 계장 6급)은 “채 전 시장이 파주 소각장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도심권에 소각시설과 매립시설을 함께 건설해야 하는 익산상황과 유사해 채시장이 현장을 보고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변호인측은 전체 평가위원 명단과 채규정 전 시장의 파주 소각장 견학 사진, 당시 소각장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소통뉴스 보도기사 등을 증거물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밖에 세간에 소각장 관련 각종 의혹의 소문이 나돌았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신 모 증인은 “특정업체가 내정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지역사회에 아무개 업체가 유리하다거나 평가위원 명단이 유출됐다는 내용 등의 여러 소문이 나돌았긴 했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4차 심리가 진행되는 16일 오전 10시엔 검찰측이 요청한 홍희망(가명)씨와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럼 선임연구원 송모씨에 대한 증인심문이 이어지고, 오후 2시 심리엔 당시 코오롱건설 호남본부장을 지낸 고모씨와 청소과장 이모씨에 대한 증인심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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