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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게 왜 그래?”
  • 편집국
  • 등록 2017-06-19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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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채은 (익산 여성의 전화 회원)   ⓒ익산투데이
  정채은 (익산 여성의 전화 회원)   ⓒ익산투데이

 

“회식에서 2차로 가는 노래방에서 겪은 일이야. 갑자기 어깨에 손이 올라온 적이 있었어. 슬쩍 내려놓았는데 ‘아빠 같은 사람인데 뭘 그래.’ 이런 반응이었어. 노래방에 가면 자연스럽게 브루스를 추는데 다른 선배들이 다 ‘그러려니’ 하더라고, 그런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했고, 혼자 뭐라고 할 수 없어 참고만 있었어.”


필자가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다.

성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이상의 행동은 성희롱이며 사무실이 아닌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이라 할지라도 전체 회식의 경우는 ‘직장 내’의 범주에 든다. 

 
물론, 누군가는 “싫으면 싫다고 그 자리에서 왜 당당하게 표현하지 못해?” 라며 쉽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각본이 없는 삶을 살아가다 보니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으면 이상적인 답변들은 잊은 채, 마주한 상황을 회피하거나 웃음으로 무마하는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이런 성희롱을 겪을 때 완벽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내가 해야 할 옳은 말과 행동들이 늦게 떠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언변이 수려하고 감정표현을 바로 하며, 누구나 다 진취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가해자에 대한 감수성은 매우 높다. ‘저 사람은 반듯하고 인격적인 분인데 그럴 리 없다’ 직책과 성품이 성희롱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범한 여비서 성추행 사건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감수성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피해자뿐만 아니라 도와준 여성들을 꽃뱀 사기단으로 매도하는 사회분위기가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희롱이 왜 문제인지, 피해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피해자의 관점에서 감수성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남성 직원들이 불편하게 생각하고 선두에 서줬으면 좋겠다. 자신과 배우자, 누이, 자녀에게 있을 수도 있겠다는 민감함을 가진다면 현재의 문화가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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