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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본 Rocky… 대형산불로 지구온난화는 가속페달
  • 편집국 기자
  • 등록 2023-09-15 10:03:31
  • 수정 2023-09-15 10: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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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키 탐방은 빙하와 호수… 웅장한 산과 함께하는 여행
  • 남북극 25차 탐방 김완수, 지구온난화 통곡의 현장 기록

# 6개의 빙하가 내려오는 컬럼비아 대빙원 


지금 캐나다에서는 1000여 곳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계속 산불이 번지고 있다. 방문했던 2023년 8월까지 산불피해 면적은 14만㎢, 남한 면적의 1.4배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지구온난화로 캐나다의 숲이 매우 건조하고 메말라 숲이 불쏘시개가 되어 순식간에 번지고 있다. 

지구상의 탄소를 저장하고 흡수해야 할 캐나다 숲이 산불로 인하여 탄소를 배출하고 그 연기(스모그)는 인류 건강에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벌써 캐나다 산불 연기는 이미 대서양을 넘어, 온 지구를 덮는 중이다. 메마르고 건조한 숲이 불에 타고 그 산불은 탄소를 배출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속 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컬럼비아 빙원의 하늘도 흐릿하다. 캐나다 산불 연기와 구름이 뒤섞여 있다. 지난 2006년 빙하가 있었던 위치와 비교하면 연기가 자욱한 현재의 빙하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컬럼비아 빙원의 6개 빙하 중심에는 아데바스카(Athabasca) 빙하가 있다. 현재 폭 1㎞ 정도, 길이 6㎞ 정도 빙하, 상당히 후퇴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917년에 촬영된 이 빙하는 이보다 훨씬 앞인 도로변까지 분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후인 2011년의 빙하 사진과 2021도 빙하 사진과 비교해도 빙하가 계속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캐나다 산불로 인해 빙하는 조만간 사라질 수가 있다. 아데바스카 빙하의 좌측에 보이는 빙하와 우측에 보이는 빙하는 금방이라도 녹아서 사라질 듯 위태롭기만 하다.

중앙에 있는 아데바스카(Athbasca) 빙하 탐방에 나선다. 지구온난화 현장을 더욱 가깝게 보기 위해서다. 빙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컬럼비아 아이필드 센터에 있는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셔틀버스 주차장을 떠난 버스는 빙하에 가기 위한 산길을 올라 설상차 주차장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서 빙하 지역에 들어갈 수 있게 특수 제작된 빨간색의 바퀴가 사람 키만큼 큰 설상차로 바꿔 탄다. 설상차는 비포장의 오르막길을 올라가 빙하 지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빙하 지역 진입하기 전에 높은 언덕에 서니 에데바스카 빙하의 끝부분과 빙하호수가 보인다. 빙하는 계속 녹아 빙하호수 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조금 있으면 빙하호수는 지구온난화로 계속 녹아서 넓어질 것이다. 저 멀리 빙하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언덕을 내려와 빙하로 진입하니 하천처럼 물이 고인 곳을 지나는데 일반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사유를 알 것 같다. 설상차의 바퀴 자국이 녹은 빙하 위에 선명히 드러나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금이 간 빙하가 마치 빵조각처럼 떼어질 것 같다. 그렇게 큰 바퀴의 설상차는 천천히 전진하며 에데베스터 빙하 중턱에 도착하였다.

빙하에는 여러 대의 설상차와 탐방객들이 있었다. 주변에는 더 이상 깊게 빙하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있다. 그 표시구역 밖에는 위험구역으로 빙하는 지구온난화로 하염없이 녹아 흐르고 있다. 빙하수는 개울을 만들어 빙하호수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영상 15℃ 정도, 이렇게 높은 온도에도 이렇게라도 버텨주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저 멀리 녹아 흐르는 빙하 위에는 또 다른 계단식 빙하(Icefall)가 지켜보고 있다. 저 너머에는 넓은 빙원(Icefield)이 있으리라.

하염없이 녹아 흐르는 아데바스카(Athabasca) 빙하, 흐르는 소리는 마치 지구온난화에 대한 원망, 절규의 목소리, 통곡의 소리이다. 

흐르는 빙하수를 물병에 담아 마셔본다. 그린란드의 이누이트 마을에서 빙하 얼음을 녹여서 커피를 타 마신 경험이 있으나 이렇게 녹아 흐르는 빙하수를 마셔보는 것은 처음이다. 하늘에서 금방 내린 빗물 맛으로 그리 시원하지 않다. 조금 미지근하고 그리 개운치 않은… 마치 체한 것처럼 그런 느낌이다. 

기후변화가 기후 재앙이 되고 지구온난화가 지구 열대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캐나다의 산불의 뿌연 연기와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빙하를 바라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레이크 루이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에 선정될 만큼 캐나다 로키에 산재한 300여 개의 호수 중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빙하호수이다. 연간 100여만 명이 찾아오는 캐나다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빅토리아산(3464M)에 있는 빅토리아 빙하에서 흘러내려 고인 빙하 호수이다. 

레이크 호수는 해발 1600여 미터의 중턱에 있으며 멀리 Lake Louise 곤돌라 정상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높은 산 중턱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호수 폭은 약 300여 미터 길이 약 2.4km인 이 호수는 빙하에 침식된 곳에 빙하 물이 흘러들어 생긴 빙하호수로 예쁜 에머랄드빛을 띄고 있다. 

이곳에 살던 원주민 인디언들은 이 호수를 작은 물고기의 호수라 불렀으며, 1882년 당시 캐나다 태평양 철도건설 당시 측량기사가 발견해 빅토리아 왕녀의 딸인 루이스 여왕의 이름을 따 붙였다고 한다. 

이곳은 빅토리아 빙하와 좌우의 웅장한 산의 모습이 호수에 반영되는 광경은 최고의 그림으로 꼽힌다. 호수 좌측에는 수상 스포츠 센터에서 카누를 대여하고 있으며 호수 우측 산의 웅장한 모습과 우측에서 바로 보는 호수와 빙하의 모습도 좋다. 호수 바위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바라보며 필자도 앉아 카메라를 당기며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호수가에는 유명한 샤또 페어몬트(CHATEAU Fair mont)라는 예쁜 호텔이 있는데 호텔 내부에서 바라보는 Lakr Louise 모습도 또 다른 형태로 예쁘게 다가온다.

빅토리아산과 빙하 그리고 호수를 바라본다. 먼 옛날에는 빙하와 호수가 붙어 있었지만 이젠 지구온난화로 녹아 빅토산 중턱까지 물러섰다. 해발 1600여 미터의 호수 인근은 상온 15℃를 넘은 따뜻한 온도에 빙하는 하염없이 계속 녹아 흘러내릴 것이다. Lake Louis의 큰 하천에서 빠른 속도로 빙하수는 흘러 내리고 있다. 지구온난화 속도가 무섭고 빠르게 달리기하고 있는 것처럼 달아나는 순간이다.



# 10개 봉우리를 품은 로키의 보석 모레인 호수


모레인 호수는 Lake Louise에서 10여km 거리에 있다. 모레인 호수 주차장에 도착하면 웅장한 호수 주변의 산에서 내려오는 가느다란 한줄기 빙하가 반겨준다.

호수 입구에는 모레인 호수 롯지(MORAINE LAKE LODGE)가 숲속에 숨어있다. 입구에는 검은 곰이 지키고 있어 주변에 곰이 많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을 트래킹 할 때는 곰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4명 이상이 가라는 안내판도 있다. 

모레인 호수에 가기 위해서는 커다란 바위 더미가 쌓여 있는 록파일(Rochpile)을 지나야 한다. Rockpile 바위 더미를 지나면 이상한 큰 바위가 나타난다. 일명 케이크조각(A piece of Cake) 바위이다. 웅장한 산에서 굴러 내려와 마치 시루떡처럼 3등분 난 바위가 길을 막는다. 이곳을 지나 돌계단을 지나면 살포시 숨어있는 에머랄드 빛의 호수가 얼굴을 내민다.

10개의 산봉우리(Ten Peaks)가 병풍처럼 에머랄드빛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바벨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한줄기 빙하가 호수에 반영된다. 모레인(Morain)이란 빙하가 밀어내어 쌓인 모래와 돌의 퇴적물을 말한다. 호수 주변은 수많은 낙석이 있다. 모레인 호수에 빨강 수상 센터가 있고 한가롭게 카누가 다닌다.  

모레인 호수의 좌측에는 몇 개의 웅장한 봉우리 모습이 호수에 비추고 우측에는 푸른 숲이 도열하며 호수 주변을 감싸고 있다. 높은 산에서 빙하에 밀려 모래가 쌓이고 돌이 쌓여 있듯이 호수의 한구석에는 통나무들이 떠밀려와 쌓여 있다. 아름다운 모레인 호수에서 감상하는 아름다운 한 쌍 연인의 모습이 그림처럼 다가오고 있다.



# 계절마다 색을 달리… 호수 페이토(Peyto Lake)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물빛으로 유명한 오리발 모양의 호수이다. 칼든 산(Mt.Carlon)과 페더슨 산(Mt.Patherson) 사이에 길쭉한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에서 흘러내린 토사의 양과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의 양이 계절마다 다르기에 여름에는 짙푸른 녹색을 띄다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에머랄드 빛에서 푸른색으로 변한다. 1900년대 초에 캐나디안 로키지역의 가이드로 활약했던 페이토가 자신의 이름을 직접 붙여서 페이토 호수가 되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2067M) 보우 고개(Bow Pass) 위쪽으로 페이토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높은 지역에 호수가 있다보니 가을과 겨울에는 얼어있어 여름에 방문해야 신비로운 색의 호수를 볼 수 있다. 

페이토 호수는 페이토 빙하에서 흘러 내려온 빙하수이다. 페이토 빙하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길이 보인다. 그 물길을 따라 상류 쪽을 바라보면 보일락 말락 하나의 빙하가 보인다. 

페이토 호수에 서 있는 오래된 흑백 사진 한 장을 보았다. 1885년 페이토 빙하 사진이다. 이 흑백 사진을 바라보면 당시의 페이토 빙하는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을 꽉 채우고 빙하가 넘쳐서 물길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앞산의 능선 밑까지 머물러 있다.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후퇴하여 보일 듯 말 듯 하게 사라질 것만 같다.

페이토 빙하가 모두 녹아 사라지면 페이토 호수는 계곡을 채운 큰 빙하호수가 되겠지만 빙하의 눈물로 채워진 호수는 그리 행복하지 못하리라. 물론 겨울이 되면 눈이 쌓이겠지만 수천 년 된 빙하 무게만큼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한다. 로키 빙하가 속수무책으로 캐나다의 산불과 지구온난화로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데 인간들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 호수 반영이 빼어난 보우 호수(Bow Lake)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 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변에 재미있게 빙하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크라우풋(Crowfoot Glacier) 빙하이다. 까마귀 발과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3050M의 크라우풋산(Mt, Crowfoot) 기슭을 타고 내려오는 까마귀 발 모양의 세 갈래의 빙하이다. 그러나 1940년의 크라우풋 빙하 모습은 계곡 전체가 빙하로 둘러싸여 있다. 빙하 중앙에 커다란 바위를 중심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1978년의 사진에도 빙하 중앙부의 밑부분은 사라졌지만 중앙부 바위를 우측에서 감싸고 있는 모습이 남아 있다. 크라우풋 빙하의 녹는 빙하수는 밑에 있는 푸른색의 보우 호수(Bow Lake)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보우 호수 끝머리에 보이는 빨간 집이 Bow Lake Lodge이다.

보우 호수 주변을 산책한다. 이곳은 특히 호수 반영이 일품인 곳이다. 크라우풋 빙하 방면에서부터 쭉 이어져 온 웅장한 바위산과 흘러내린 모래, 돌 등이 호수에 비춰 그 반영에 말문이 막힐 정도이다. 마치 어느 불랙홀에 빠져들어 갈 것 같은 호수 반영이다.

여러 풋이 보이는 오른쪽 보우 빙하와 계속 이어지는 서사시처럼 보우 호수의 반영이 로키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 이리라.

좌측에 조금 보이는 크라우풋(Crowfoot) 빙하와 빙하가 사라진 듯한 계곡에서 모래 퇴적물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 호수변에서 보우롯지 방향으로 산책하면 보우 빙하가 정면으로 보인다. 좌측의 흘러내리는 바위산과 우측의 갈비살처럼 빗살무늬의 산이 중앙에는 내가 있노라며 보우 빙하가 반갑다며 내려오는 듯하다. 

보우 빙하는 빙하의 끝부분이 녹아 헤진 듯 파헤쳐져 있고 빙하 절벽 밑으로는 계속 녹아 흐르는 폭포가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우측 산책길에서도 또 다른 모습으로 빙하와 호수는 다가오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보우 호수 반대편으로 보우 롯지가 나온다. 빨간색 지붕의 예쁜 롯지는 1920년 캐나디안 로키 가이드로 활약한 재미 톰슨(Jimmy Tompson)이 세운 보우 넘티야 롯지(Num-Ti-Jah Lodge)가 있다. 지금도 고급 롯지로 애용되고 있으며 보우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반영이 예쁜 보우 호수(Bow Lake)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로키의 빙하를 생각해 본다.



글쓴이 

김완수<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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