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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패의 명가, 이리동초등학교 축구부
  • 고훈
  • 등록 2014-10-15 14:17:00
  • 수정 2014-10-15 14: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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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 주말리그 권역 우승…20년 역사 속 수십여 차례 우승
국대 조동건 배출 등 지역 축구선수 산실…올해 K리그 프로 입성 다수
인성(人性) 교육 바탕 조직력 강해…‘공부하는 학원축구’ 방과 후 훈련

 

 

 

 ▲    ⓒ익산투데이
▲이리동초  축구부 단체 사진   ⓒ익산투데이

 

 

영등동에 위치한 이리동초등학교(교장 이영권)는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초등 축구의 명문이다. 최근 이곳 축구부는 2014 대교눈높이 전국초중고리그 권역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왕좌의 입지를 확인했다. 이에 지난 8일 익산투데이가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이 자라는 영등동의 이리동초등학교를 찾았다.
이날 이리동초 축구부는 군산서 원정 나온 초등부 클럽과 친선 경기를 펼쳤다. 이리동초는 활발한 양쪽 사이드 공격으로 빈 공간을 적절히 파고들어 상대의 골망을 손쉽게 흔들었다. 경기 결과는 4대1 이리동초의 낙승!

  

이리동초등학교 축구부 김계중(55) 감독은 특유의 큰 목소리와 제스처로 경기 내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움직임을 자극했다. 선수들은 화답하듯 전방위로 송곳 같은 돌파력을 보여줬고 결국 큰 점수 차의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너희들이 잘해서 이겼다고는 생각하지 마라”며 단단한 소리로 선수들의 풀어진 마음을 한데 그러모았다. 한순간의 방심도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는 모습에서 강팀의 면모를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익산 축구의 영광은 이리동초에서 시작한다
이리동초등학교 축구부는 지난 1995년 5월 1일 창단 이래 도내 대회는 물론이고 전국대회에서도 수많은 우승을 거머쥔 팀이다. 98년 금석배 전국초등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01년 전국소년체전 동메달,  2002년 인천 광역시장배 축구대회 우승, 2006년 칠십리배 전국대회 우승, 2006년 소년체전 은메달, 2008년 칠십리배 춘계전국유소년 축구대회 우승 등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이런 영광의 역사들을 써온 김계중 감독은 창단과 함께 이리동초의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 김 감독은 30대 중반의 청년으로 이리초-원광중-이리고-단국대를 거쳐 철도청 실업팀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김 감독의 열의 어린 지도 아래 현재까지도 이리동초등학교 축구부는 매년 굵직한 전국대회에서 꾸준한 수상을 하고 있다. 이리동초는 익산에서 동산초와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 최고 명문 초등학교 축구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 조동건 배출…이번 K리그 프로 입성 신인 다수
이리동초는 프로축구 선수들도 많이 배출했다. 이들 중 현재 가장 유명한 이는 국가대표로 활동한 조동건 선수이다. 성남 일화의 주축 공격수로 맹활약한 조 선수는 이리동초, 이리동중, 이리고를 졸업하고 성남일화와 수원삼성을 거쳐 현재 상무에서 활동 중이다. 2년 후배인 박태웅 선수도 경남FC, 강원FC, 수원삼성을 거쳐 상무에서 조 선수와 같이 활약하고 있다.

 

올해 프로 신인으로 K리그에 입성해 내년부터 그라운드를 누빌 이리동초 출신의 샛별들도 많다. 김혁진(수원 삼성), 송주한(대전 시티즌), 김승준(울산 현대) 선수이다. 특히 김승준 선수는 21세 이하 청소년 국가대표도 지낸 바 있다.

 

김 감독은 “현재 축구부에서도 프로선수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유망주가 많다”면서 앞으로도 프로 축구 선수 배출의 산실로 이리동초 축구부가 큰 역할을 할 것임을 자신했다.

 

 

 

 ▲    ⓒ익산투데이
▲김계중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는 선수들    ⓒ익산투데이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기본기와 조직력이 강한 팀
비교적 짧은 역사임에도 전국에서 알아주는 초등학교 명문 축구부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김 감독의 비결은 바로 기본기와 조직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전술훈련과 팀워크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3~4학년때 축구부 활동을 시작해서 선수들끼리 서로 발을 맞춰갑니다. 이렇게 5~6학년 정도 되면 조직력이 몰라보게 강해져요” 현란한 개인기만 내세우는 선수보다는 팀 전체의 화합과 협동력을 통해 조직적인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승기를 잡는 운영의 핵심이란 말씀.

 

또한 이리동초 축구부는 훈련에 앞서 가장 먼저 선수 개개인의 인성(人性)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성을 다듬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에 필요한 근성을 키워준다는 방침이다. 덧붙여 선수가 갖고 있는 개별적 특성에 따라 커리큘럼을 조직하는데 특히 어린 학생들이 축구를 놀이처럼 친근히 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공부하는 학원축구 ‘방과후 훈련’…클럽팀 난립에 스카우트 어려워
운동부라고 공부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수업시간에 빠지는 일은 전혀 없다. 정해진 학업과정을 반드시 지킨다. 수년전부터 대회 지침에 따라 ‘공부하는 학원축구’라는 모토 아래 선수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기 중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가 없어지고 지역별 학교간 주말리그제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리동초 축구부의 정해진 훈련시간은 학교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에서 오후 5시30분까지이다. 저학년은 주말에 쉬고 경험이 많은 6학년은 토요일에 열리는 주말리그에 참여한다. 주말리그는 3~7월에 집중적으로 시합이 열린다.

 

현재 우리나라 학원축구는 크게 학교축구부와 클럽팀으로 나뉜다. 프로선수를 목표로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학교축구부와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클럽이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 클럽팀이 난립하면서 학교축구부가 선수 선발 어려움에 빠졌다. 해마다 핵심전력인 6학년 멤버들이 졸업해 나갈 때마다 팀 약화에 대한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요즘 선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스카우트가 가장 어렵습니다. 최근 익산에서도 축구 클럽이 많이 생겨 많은 학생들이 그저 취미에 그치는 수준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좀 더 욕심내서 선수가 되는 꿈을 안고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재능과 가능성만 있다면 훌륭하게 길러낼 자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아이를 축구선수로 키우는데 관심이 많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자립심을 기르는 방향으로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게 좋다”며 “유년기에 축구를 통해서도 자녀의 인성교육과 함께 독립심이 길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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