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꿩 오리오리
보릿고개 넘다 자지러진 봄판
풋나무 거두러 산에 오른 낙주가
낫으로 까투리를 잡아왔다
알도 몇 얻어왔다
그날,
즈거매 손에 쥐어진 회초리 한 다발
종아리 낭창낭창
낙주 부러져나갔다
제아무리 배곯아도
알 품은 짐승 잡는 거 아니랐다
묵정밭을 쟁기질 하다
두 자가웃 수로에 버등거리는 새끼오리를 보다
어찌나 여린지 물갈퀴조차 보이잖는다
두 손으로 떠 봇물에 넣어주고
새참 때 들여다보니
깊고 길게 자맥질을 한다
그때만 해도 몰랐다
앞뒷산 푸드드득 맵차게 차고 오른 장끼가
꿩꿩 오리오리 꿩꿩 오리오리
누굴 저리 불러 쌌는가 했다
바람에 물 밖으로 드러난 새끼오리
끝끝내 눈 뜨지 못해 안고 있다
누군가 오리 아닌 꺼벙이라고 일러준다
산으로 갔어야 할 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