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9조원 들여 4분 단축이 창조경제?
  • 고훈
  • 등록 2015-02-04 10:35:00

기사수정

지역정치권·시민사회단체, 호철 KTX 서대전역 경유 결사반대
익산·전주·군산·정읍·남원시 등 범도민 100만명 서명운동 전개
송하진 도지사 여형구 국토부제2차관 만나 ‘원안 이행’ 강력 요구

 

 ▲    ⓒ익산투데이
▲KTX서대전역 경유 반대를위해 한 자리에 모인 (왼쪽부터) 김양원 군산부시장, 김승수 전주지상, 박경철 익산시장, 이환주 남원시장, 양심묵 정읍부시장 ⓒ익산투데이

 

 

 

호남고속철도 KTX 서대전역 경유 반대를 위해 지역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가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들은 호남권 공동 대응을 위해 전라남도 등과 함께 공동기구를 꾸리는 한편 시·도민들의 의지를 결집하고자 범도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익산·전주·군산·정읍·남원시 등 도내 5개 지자체는 익산역 4층 홍보관에서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반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박경철 시장, 김승수 전주시장, 이환주 남원시장, 김양원 군산 부시장, 양심묵 정읍 부시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호남의 희생을 강요하고 지역 갈등과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논의를 당장 중단하고 원안 노선인 오송∼남공주∼익산 노선 운행방침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서 이들은 “호남고속철도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익산~용산간 운행시간은 당초 66분에서 111분으로 45분 늘어나고 전체 운행거리도 32km 더 증가하게 된다”며 “현재 기존 선로(115분 소요)와 비교하면 단지 4분 단축돼 사실상 저속철로 전락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9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방과 수도권을 신속하게 연결하려던 호남고속철도 사업의 목적과 건설 취지에 역행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도민의 간절한 염원과 희망을 짓밟는 처사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비롯해 새만금, 탄소밸리 구축, 토탈 관광 사업 등 도의 핵심사업 추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며 “서대전역 경유 반대를 위한 범도민 100만 서명운동 전개를 비롯해 타 지역과 공조체제를 확립해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원안대로 개통될 수 있도록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경철 시장은 “익산시민 20만명 반대 서명운동을 포함해 전주, 남원 등 범도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펼쳐나가겠다”며 “차후 꾸려질 공동기구에서 후속조치를 즉시 논의해서 즉각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도 “현재 전남지역 기초자치단체 등과 함께 공동대응을 계획하고 있다”며 “공동기구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익산시내 시민·사회단체들도 한목소리로 결집해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익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시내 9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5개 지자체 기자회견 후 역 앞에서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호남고속철은 서해안 물류 몽맥이 될 국가 기간교통망이다”며 “특정 지역의 편협적 이익을 이유로 우회 운행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로 익산시민과 시민·사회단체연합은 이를 규탄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서대전역 경유는 호남인 전체를 또 다시 천대하는 것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익산시민·사회단체연합은 강력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익산시의회(의장 조규대) 의원 일동도 임시회 의사일정을 조정해가며 도내 14시군 의장단과 함께 광화문에서 대규모 항의집회에 가세했다. 전북도의회와 광주·전남 시·도의회 등 호남권 광역기초의회 의원 220여명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은 이날 항의집회 후 광주·전남도의회 의장과 함께 호남권 550만 시·도민들의 호남 KTX 서대전역 경유 반대 의지가 담긴 항의서한과 결의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호남권 광역·기초의원들은 호남 KTX 서대전 경유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청와대 앞 분수공원에서 전북도의회 의장단과 시·군 의회 의원들이 1인 릴레이시위를 펼치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호남권 광역기초의회 의장단은 청와대, 국회의장실, 국토교통부, 코레일 등을 차례로 항의 방문해 기본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호남권 550만 시·도민들은 지난 10년간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개통을 코앞에 두고 서대전역 경유 계획이 나오면서 호남권 시·도민들은 큰 절망감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호남차별에 분노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호남민심이 들끓자 앞선 29일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전북도청을 긴급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여 차관에게 서대전 경유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송 지사는 “지난 2005년 오송 분기역 결정시에도 양보했는데, 또 서대전 경유가 웬 말이냐”며 “이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송 지사는 이어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호남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본래 취지에 맞게 고속철도 노선으로 고속열차가 전부 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여형구 제2차관은 “고속철도 건설목적이나 취지를 존중한다”며 “기존 이용률 등 현실적 측면을 감안하여 지자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조만간 전남, 광주 시·도지사와 함께 국토부 장관을 방문해 서대전 경유에 대해 강력 항의할 계획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