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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내놓고 시민공청회…"급수관 교체부터 해라"
  • 문명균 기자
  • 등록 2019-07-03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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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토론자, “깨끗하고 안전한 광역상수도 전환” 짜고 친 듯
급수관로 교체가 우선, 멀쩡한 대간선 수로 1급수 불안조장

 

 ▲ 지난달 26일 오후 3시 모현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개최됐다.   ⓒ익산투데이
▲ 지난달 26일 오후 3시 모현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개최됐다.   ⓒ익산투데이

 

익산시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란 이유로 추진 중인 광역상수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종 결정은 시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던 입장과는 달리 광역상수도 전환 시 물이용 부담금과 이에 수반되는 각종 정보들은 빠진 채 광역상수도의 장점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모현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시민공청회을 열었다.


금강방송 김경섭 보도제작국장을 좌장으로 박종대 시의원, 권지영 전북대학교 물환경연구센터장, 유규선 전주대 교수, 김주석 경호엔지니어링 상무, 이범용 익산시 상수도과장 등 5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문제는 익산시가 맑은 물 공급을 위한 광역상수도 전환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는 시민 의견을 우선으로 시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5명의 토론자들은 현재 개방형 대간선수로의 단점만을 부각시키며 광역상수도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했다.


먼저 박종대 시의원은 “대간선수로의 원래 목적은 농업용수로로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졌다”며 “대간선수로 옆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어 그로 인한 오염원이 되고 있다. 지금 현 상태라면 개선책을 충분히 논의해 봐야한다”고 밝혔다.


또 “대간수로는 2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방형으로 가축분뇨로 인한 대장균 오염에 노출돼 있어 걱정스러운 일이다”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생활하수 대장균은 염소로 다스리고 있지만 고산에서 오는 생활하수 유입은 물속에 떠다니는 이물질이 신흥정수장으로 흘러 수치로도 나와 있다. 비단, 무조건 시민이 먹는 물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치로 비교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익산시는 매일 수질검사를 하고 있으며 대야수계 원수 자체는 1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간선수로를 통하면서 2급수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용도수관로 설치와 고도처리 등인데 전용도수관로는 수질오염이 개선되고 약품비가 절약되지만 사업비에 따른 재정부담과 고도처리시설은 190~24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 광역상수도 전환은 생산시설 폐쇄로 인건비가 절감되고 현 시설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규선 전주대 교수는 “최근 안전하고 풍부한 수원으로 상수원 보호구역을 점점 해제하는 방향으로 이것을 개발해 지자체는 관광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석 상무는 “대간선수로는 실제 비 오는 날에 가봤지만 대야수원지에서 만나는 지점이 있는데 뿌연 연기로 오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뜻을 모아 추진하겠다고 열린 시민공청회는 이들 전문가들의 지식 자랑과 현재의 상수원은 오염원이 높아 광역상수도 전환의 필요성만을 강조했다.


특히 시 자체 정수장인 금강정수장은 1953년에 지어져 65년이 경과했고, 신흥정수장도 1974년에 지어져 44년이 흐르는 등 시설노후화로 전면적인 개보수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어차피 막대한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면 보다 맑은 물 공급을 위한 광역상수도 전환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함께 이범용 상수도과장은 “신흥정수장이나 금강정수장 안에 묻혀 있는 관을 40년이 넘도록 한 번도 청소해 본적이 없다”며 “정수정을 신축하더라도 광역물을 빌려와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신축은 불가능하다. 대간선수로는 어우보에서 신흥정수장까지 28㎞인데, 대야댐에서 출발하면 36㎞로 봉동, 삼례로 넘어오면서 석탑천에서 내려오는 물들이 유입된다. 이 과정에서 정화조 물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가축분뇨가 섞이거나 비가 오면 유입될 오염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에서 30㎞가 넘는 개방형 대간선수로는 익산이 유일하다”며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누구나 접근이 가능함에도 대간선수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 끝에 광역상수도 전환이 필요할 때다”라고 광역상수도 전환을 시사했다.


결국 익산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묻고자 시민공청회를 마련했지만 공청회가 아닌 광역상수도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자리로 공청회의 의미가 퇴색해졌고, 5명의 토론자 모두 현 상수도가 문제 있으니 광역상수도의 전환을 마치 시민들에게 설득하는 수준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대해 임형택 시의원은 “현 익산시가 시민들에게 정보제공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광역상수도 전환시 수자원공사에서 얼마나 할인해 주는지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 지난 시간동안 단수가 한 번도 없었고, 우리는 대단한 수질의 물을 먹고 있고 있는데, 오염원을 강조하며 불안을 가중시키는 모습과 이미 정책 결정을 해놓고 시민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시민 김모 씨는 “익산시는 광역상수원 전환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공급관로 교체 작업이 우선이다”며 “공급관로 교체비용을 단 한 푼도 적립하지 않아 시민의 부담이 예고되고 있는데 1급수 대간선 수로 물을 불안감을 조장해 광역상수원으로 전환한다면 이중부담이 되게 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익산시 상수도 행정이 시장이 바뀌면 조변석개하는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 대간선 수로 물이 2급수라는 거짓말을 하며 광역상수원 전환에 앞장서는 시의원은 누구를 위한 시의원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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